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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평】 마이클 무어 감독이 이탈리아·핀란드·프랑스·슬로베니아·노르웨이·튀니지에서 찾은 것은?'다음 침공은 어디'(Where To Invade Next)
정지현 기자  |  chanumulz@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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승인 2017.03.28  14:29: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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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다큐멘터리 영화는 우리에게 이미 <화씨 9/11 Fahrenheit 9/11>, <식코 SiCKO>로 알려진 마이클 무어의 2015년 작품이다.

이 영화에서는 감독이 미국을 상징하는 성조기를 들고 유럽과 아프리카 9개국을 돌아다닌다. 영화 제목에서 ‘침공’이라는 의미는 미국이 개입한 전쟁의 역사를 비판하면서 외국을 ‘침공’해 ‘좋은 제도’를 빼앗아오겠다는 의미다. 영화는 마이클 무어 감독의 인터뷰 방식으로 진행된다. 미국은 한국전쟁, 베트남, 아프카니스탄, 이라크 등 세계 각국의 전쟁에 개입했지만 무기판매 이외 큰 성과를 거두지 못했다. 위기에 봉착한 미 국방성이 마이클 감독을 불러 도움을 청하면서 영화는 시작된다. 마이클 무어 스타일의 역설이다.

감독이 가져오고자 한 것은 무엇일까. 가장 먼저 간 곳은 이탈리아이다. 이탈리아인들 역시 미국을 동경하고 아메리칸 드림을 꿈꾼다. 감독은 이탈리아 노동자들의 복지와 노사문제에 대해 말한다. 이탈리아 노동자들은 최대 8주의 유급휴가와 5개월의 유급 출산 휴가를 보장받는다.

열정과 욕망의 나라 프랑스에서는 초중고 학생들의 호텔 정식 수준의 급식 및 선진적인 성교육을, 핀란드에서는 숙제 없이도 세계 최고 성적을 내도록 하는 공교육 제도를 침공한다. 핀란드에서는 누구도 학교를 고르지 않는다. 집에서 가장 가까운 학교가 제일 좋다. 그래서 사립학교가 거의 없다. 아이들은 나무에 올라가 나뭇잎이 자라는 것을 보고 나무에 붙어있는 곤충을 만나면서 자연을 익히고 친구들과 자연스레 공동체 문화를 습득한다. 숙제도, 객관식 시험도, 학교의 서열도 없으며, ‘학교는 학생이 행복을 찾는 곳’이라는 가치 아래 모든 교육 시스템이 학생을 중심으로 돌아간다. 교육을 통해 여러 기업들이 수익을 얻는 미국의 구조와는 확연히 다르다.

이 외에도 자국민은 물론 외국 유학생들에게도 개방된 슬로베니아의 대학 무상교육, 일반인들과 동등한 대우를 받는 노르웨이 재소자들의 인권과 사회 복귀에 초점을 맞춘 수감제도, 튀니지와 아이슬란드의 높은 양성평등 및 여성인권, 대량학살을 자행한 독일의 성찰적인 역사교육 등이 마이클 무어가 ‘성조기를 꽂고 빼앗아오는’ 전리품이다.

2011년 노르웨이 우토야 섬에서 93명의 학생들이 살해당한 사건이 있었다. 극우성향의 기독교 근본주의자 브레이빅이 집권 노동당 청년위원회가 주최한 여름캠프에 참가한 560여명의 학생들을 향해 총을 쏜 것이다.

노르웨이의 사형제도는 1905년부터 폐지되었으며, 1876년 이후 한 번도 사형이 집행되지 않았다. 노르웨이에서 법정최고형은 21년이다. 감독은 여기서 살해당한 학생의 아버지를 만나 인터뷰를 진행한다. ‘용서하지는 않는다. 그러나 내가 죽이고 싶지는 않다. 감옥 안에서 충분한 벌을 받을 것이다.’라는 말에 감독은 계속 질문을 한다. ‘당신 아들이 죽었는데 죽이고 싶지 않느냐…….’
아들을 죽인 범인이라도 사형에 처하는 것은 원치 않는 아버지와 죄수들을 사회에 성공적으로 복귀시키는 훌륭한 간수들이 사는 노르웨이를 보면서 세월호가 떠올랐다.

3년 전 300여 명의 아이들은 자연사나 천재지변으로 죽은 것이 아니다. 구조하지 못한 국가의 책임이며 무능한 박근혜정권이 책임져야 한다. 이 영화를 보는 내내 대한민국의 모습이 투영되었다. 노동, 교육, 여성, 사법, 등 사회 전 분야에 우리나라가 개혁해야 할 많은 문제점이 떠올라서이다. 우리도 열심히 일하고 잘 놀고 좋은 교육과 급식을 받고, 어떤 이유로도 차별 받지 않을 권리가 있다. 또한 나라의 주인으로서 마땅히 누려야 할 권리를 당당히 국가에 요구해야 한다.  영화를 보며 우리 사회의 개혁과제는 무엇인지 질문해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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