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지 기자이자 해직공무원이었던 안현호 1주기 추도식

"안현호는 서울시청지부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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본지 전 편집국장을 역임했던 고 안현호 기자의 1주기 추모식이 2일 오후 서울 시청 본관 대회의실에서 개최됐다.

전국공무원노동조합 서울지역본부 서울시청지부 소속 조합원이자 해직 공무원이었던 안 기자는 지난 해 3월 2일 아침 자택인 경기도 안양에서 서울시청지부로 출근하던 중 교통사고로 사망했다. 노조 활동으로 두 차례나 해직됐던 안 기자는 끝내 원직복직의 꿈을 이루지 못하고 향년 54세로 짧은 생을 마감했다. 공무원노조는 고인의 헌신적이고 열성적이었던 노조 활동을 기려 조합장으로 장례를 치렀으며 고인은 경기도 마석 민주열사 묘역에 안장됐다.

▲ 고 안현호 기자의 1주기 추도식이 2일 오후 서울시청 청사 대회의실에서 열리고 있다.
▲ 고 안현호 기자의 1주기 추도식이 2일 오후 서울시청 청사 대회의실에서 열리고 있다.

안 기자의 1주기 추모식에는 공무원노조 서정숙 부위원장과 반명자 부위원장, 유완형 서울본부장, 서울본부 소속 지부장들이 대거 참석했다. 고인의 유족으로 부인인 양미실 씨가 함께 했다.

추모식은 고인에 대한 애도와 그가 보여주었던 열정적 노조 활동에 대한 그리움이 가득한 분위기로 진행됐다.

추도식 전 상영된 영상을 보며 눈물을 감추지 못했던 서울시청지부장은 “안현호 동지는 조합원들이 양지에 있기 하기 위해 자신은 평생 흙길을, 음지를 걸어왔다. 행자부 점거 농성할 때와 MB가 시장이었을 때 그는 누구보다 앞장서서 투쟁했다. 안현호가 구현한 민주노조의 정신을 서울시청지부가 이어 받겠다”고 말했다.

▲ 공무원노조 서울특별시청지부 김경용 지부장
▲ 공무원노조 서울특별시청지부 김경용 지부장

이어 그는 “현호와 함께 조합원을 3천 대오로 만들자, 공무원노조가 서울시청 대표 노조가 되자 했던 목표가 목전에 다다랐다. 그 꿈을 반드시 현실로 만들겠다”고 힘주어 말했다. 서울시청지부는 이날 추도식 명칭을 ‘안현호는 서울시청지부입니다’로 내걸었다.

서정숙 부위원장은 추도식 명칭이 쓰인 현수막을 가리키며 “‘안현호는 서울시청지부입니다’란 말은 서울시청지부가 ‘안형호 형이 이 자리에 없지만 우리가 형을 끝까지 책임질게’라는 의미를 표명한 것으로 느껴져 감동을 받았다”며 “공무원노조를 위해 오로지 희생과 헌신으로 투쟁했던 동지들이 해고라는 훈장을 받았다. 그런 해고자 동지들을 끝까지 책임지고 함께 가는 풍토를 공무원노조가 만들어갔으면 한다”고 말했다.

유완형 서울본부장도 지난 해 안 기자가 불의의 사고를 당했던 날을 상기하며 “복직하고 싶다, 현장으로 돌아가고 싶다는 안 동지의 간절한 소망을 조합이 투쟁으로 받아 안아야 한다. 특히 안 동지처럼 조합을 위해 투쟁하다 해직된 동지들의 마음을 펴는 데 서울본부가 중심이 됐으면 한다”고 밝혔다.

추도식 내내 눈물을 멈추지 못했던 고인의 유족 양미실 씨는 “오늘 이 자리에 함께 해주신 모든 분들에게 감사드린다”며 “남편이 하늘 나라에서도 따뜻하게 잘 살고 있으리라 믿는다. 또 가족들도 씩씩하고 힘차게 살아갈 수 있도록 힘을 주고 있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 고인의 유족인 부인 양미실 씨
▲ 고인의 유족인 부인 양미실 씨

추도사에 이어 고인과 각별한 관계였던 이들도 안 기자의 생전 타협하지 않는 성정과 열성적 노조 활동 일화를 언급하며 고인을 그리워했다.

시청지부의 이후용 조합원은 “노조 활동을 하면서 옳지 못한 것에 분노하지 않으면 싸울 수 없는데 그것을 온전히 갖고 있었던 사람이 안현호였다. 안 동지의 분노와 열정적 투쟁정신을 배워야 한다”고 말했다.

▲ 노조 활동에서 고인과 각별한 관계에 있었던 조합원들이 생전 고인과 겪었던 일들을 회상하는 시간이 마련됐다.
▲ 노조 활동에서 고인과 각별한 관계에 있었던 조합원들이 생전 고인과 겪었던 일들을 회상하는 시간이 마련됐다.

김은환 과천지부장은 함께 공무원노조 회복투 복직 투쟁에서 겪었던 일을 언급하며 “원칙에 있어서만큼은 고집 센 사람이고 전경들과 현장에서 가장 드세게 싸우는 사람이었지만 안현호는 인간에 대한 애정을 깊이 갖고 있는 사람이었다. 겉으로는 무뚝뚝해도 마음이 따뜻한 분이었다”고 기억했다.

서울 종로구지부의 전 지부장이자 이제는 퇴직한 김원경 조합원은 “어제 3.1절 집회에서 가장 많이 나왔던 얘기가 ‘역사를 잃어버린 민족에게는 미래가 없다’는 말이었다. 안현호라는 역사를 잊지 않기 위해 이 자리에 많이 참석해 주신 동지들을 보니 공무원노조의 미래가 밝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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