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무원U신문
문화&사람이달의 책
생각을 처벌하다
박철현 공무원노조 광주본부 북구지부 조합원  |  gnews20@gmail.com
폰트키우기 폰트줄이기 프린트하기 메일보내기 신고하기
승인 2017.02.27  13:19:03
트위터 페이스북
   
 

우리 헌법 12조 1항에 보면 특이한 곳이 있다. 모든 국민은 고문을 받지 않는단다. 그럼 예전에는 고문을 했다는 소리 아닌가. 그때 고문을 하셨던 분이 최근까지 대통령을 보좌하셨고, 또 다른 한분은 대통령 권한을 대리하고 계신다. 아직 우리는 고문치사사건을 축소 은폐한 분이 대법관으로 계시는 곳에 살고 있으니 안심하기엔 이르다.

그들이 고문했던 것은 무엇일까. 민주주의의 근간이라 하는 표현의 자유, 양심의 자유 아니었던가. 이를 통해 그들이 얻은 것은 돈이고 우리가 잃은 것은 민주주의였다. 권력기관을 통해 무의식 깊숙이 공포를 조장하고 생각을 통제하고 나면 그 뒷일은 쉬워진다. 재벌의 돈을 걷어 사익을 취하고 그 대가를 제공하면 된다. 정경유착은 그동안 노동자의 권리를 부정해 재벌의 이익을 극대화 해왔으며 경제이론을 통해 정당성을 확보하고 교육을 통해 우리를 순응하게 만들어 왔다. 그래서 우리는 한상균 위원장 구속, 통합진보당 해산, 이석기 의원 구속에도 감정의 동요가 없었다. <이카로스의 감옥>의 책머리에도 비슷한 말이 나온다. “이 책에 대한 비난보다 더 두려운 것이 무관심이다.”

우리가 무관심했던 가장 큰 이유는 언론이다. 권력과 자본이 원하는 것만 보여주는 것이 현재 대한민국의 언론이니 우리가 위의 사실들에 무관심했던 것은 우연이 아니다. 그리고 또 하나의 이유는 존재를 배반하게 만드는 교육 이 부분에 대한 자세한 내용은 홍세화의 책 <생각의 좌표>의 ‘복종’부분을 읽어보시기 바란다.
을 들 수 있다. 실력향상과 사랑이라는 미명 아래 아이들을 1등부터 꼴등까지 등급판정하고 있다. 이 성적을 통해 서열화된 대학에 들어가 졸업장에 맞는 사회 계층을 형성한다. 이런 무한경쟁을 통해 아이들은 차별과 억압을 익힌다. 이 두가지를 통해 민주공화국의 이념은 없어지고 반공, 방첩, 질서, 시장, 경제만 남은 ‘기업하기 좋은 나라’가 되었다.

시장만능공화국에서 민주와 공공성은 진부한 이념이 됐다. 그래서인지 당원수가 10만명이나 되고 총선에서 13석을 확보한 정당이 해산됐을 때에도 민주공화국임을 믿어 의심치 않았다. 대법원 판결에 따르면 피고인들이 만들었다는 RO(혁명조직)는 실체가 없으며, 이석기 의원 체포당시 언론이 대서특필했던 “대북 연계” 혐의도 못 찾았으며, ‘내란 음모’는 무죄란다. 그럼에도 그는 내란선동이라는 죄로 9년형을 선고 받고 올 여름 폭염을 0.75평 독방에서 보냈다고 한다. 내란 선동에는 국정원에서 제출한 녹음 테이프가 결정적 증거가 됐지만 이 또한 변조됐다는 의혹이 있으나 받아들여지지 않은 모양이다. 문제의 강연(?)에 참석했던 이들은 내란선동의 지령(?)을 받고도 집으로 돌아가 자신이 하던 생업을 계속했으며 심지어 해외여행을 가기도 했다. 지령을 받은 이들이 미션 수행에 나태했다는 사실은 국정원의 미행과 도청을 통해 낱낱이 밝혀졌다. 그럼에도 대법원은 내란 선동의 위험성을 인정했다.

2004년 이화여대 전 교수인 김용서씨는 한 강연에서 ‘지금은 혁명 상황’이고 ‘정당한 절차를 밟아서 성립된 좌익 정권을 타도하는 방법은 군부쿠데타 이외에는 방법이 없다’면서 ‘전략전술’을 논하는 강연을 한다. 그는 내란선동죄로 고발됐으나 대법원은 무죄를 선고했다. 김용서씨가 용서 받았지만 이석기씨가 용서 받지 못한 이유를 나는 이해하지 못한다. 아무리 법 분야가 전문가들의 영역이라 해도 한국에서 정규 대학을 졸업하고 법과목 시험을 통과해 공무원으로 일하는 내가 이해 못하는 법 논리가 있다면 이는 나의 잘못이 아니라 생각한다.

150년 전 J.S.밀이라는 영국인이 <자유론>에서 한 말이다. 자유의 기본 영역 중 첫째는 내면적 의식의 영역이다. 가장 넓은 의미에서의 양심의 자유, 생각과 감정의 자유, 그리고 절대적인 의견과 주장의 자유를 누려야 한다. 우리 헌법은 이런 양심의 자유를 실현하기 위해 표현의 자유를 보장한다. 그러나 이 글을 쓰고 있는 나는 누가 내 뒤에서 내려다 보는 두려움을 느낀다. 타자를 치고 있는 내 손목을 툭툭 치는 듯하고, 내 생각을 표현하는 부분에는 자기 검열을 강요받았다. ‘이석기 내란 음모 사건’은 생각을 처벌할 수 있는가에 관한 문제이다. 이석기가 처벌 받았다는 것은 우리 모두 생각만으로 처벌받을 가능성이 있다는 뜻이다. 그가 돌아와야 민주주의다.

< 저작권자 © 공무원U신문 무단전재 및 재배포금지 >
폰트키우기 폰트줄이기 프린트하기 메일보내기 신고하기
트위터 페이스북 뒤로가기 위로가기
이 기사에 대한 댓글 이야기 (0)
자동등록방지용 코드를 입력하세요!   
확인
- 200자까지 쓰실 수 있습니다. (현재 0 byte / 최대 400byte)
- 욕설등 인신공격성 글은 삭제 합니다. [운영원칙]
이 기사에 대한 댓글 이야기 (0)
가장 많이 본 기사
신문사소개기사제보불편신고개인정보취급방침청소년보호정책이메일무단수집거부
서울시 영등포구 영등포동 7가 29-28 한흥빌딩 6층  |  대표전화 : 070-7728-4729  |  팩스 : 02)2631-1949
인터넷신문사업 등록번호 : 서울특별시 아 02086  |  발행인 : 김주업  |  편집인 : 진강필  |  청소년보호책임자 : 김상호
Copyright © 2013 공무원U신문. All rights reserved. mail to gnews20@gmail.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