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영수 특별검사팀은 청와대가 블랙리스트 관련 지시를 이행하지 못한 공무원들에게 경위서를 작성하도록 하고 문체부에 징계를 요구했다는 증거를 확보한 것으로 2월5일 알려졌다.
매일경제는 6일 “일련의 과정이 모두 청와대 지시로 이뤄졌다는 문체부 관계자들 진술도 확보”했으며, “특검팀은 청와대가 블랙리스트 대상 선정과 운영, 사후관리까지 모두 관여한 것으로 보고 있다”고 보도했다.
이중에는 문화체육관광부 영상콘텐츠산업과장으로 42세 나이로 세상을 떠난 고 김혜선 과장도 있으며 부산국제영화제에서 세월호 참사와 정부 비판을 담은 다큐멘터리 영화 '다이빙벨'이 상영된 것을 막지 못했다는 이유로 두 번의 경위서를 썼다고 매일경제는 보도했다.
앞서 뉴스타파 또한 고 김혜선 과장이 세상을 떠나기 전, 문화예술계 블랙리스트에 이름이 올랐던 영화평론가 이안(필명) 씨에게 “죄송합니다. 죄송해요”라는 말을 남겼다고 1월25일 보도했다.
뉴스타파는 이안 씨의 말을 인용해 특정 문화예술인을 배제하기 위한 블랙리스트 형태의 관리가 이뤄지고 있었다는 사실을 고 김혜선 과장을 통해 알게 됐다고 밝혔다.
한편 고 김혜선 과장은 지난해 2월 한글날을 공휴일로 재지정하고 세종학당의 확대, 국립한글박물관 개관 추진 업무, 언어문화 개선 범국민 운동 등의 추진 능력을 인정받아 ‘대한민국 공무원상’을 받기도 했다. 암투병 중 세상을 떠나자 유족들은 공무원연금공단에 과로사로 인한 유족 보상금을 청구했지만 받아들여지지 않았고 재심 청구도 기각됐다.
이에 대해 연출가 임인자 씨는 페이스북을 통해 “청와대에서 '다이빙벨', '불안한 외출'을 상영했다고 두번이나 징계 조치를 취하라는 지시가 있었다는 것이 이제야 밝혀졌다”면서 “고인의 죽음 이후, 국가에서 과로사로 인한 유족 보상금을 두 번이나 기각한 것은 이 공무원을 블랙리스트로 낙인찍은 것이 아닌가 생각한다”는 의견을 밝히기도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