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민주주의 다시 쓰는 촛불 민심'박근혜 퇴진' 촛불 시위의 의미와 과제
남현정 기자  |  elanvital105@hanmail.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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승인 2016.12.27  14:02:4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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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근혜 대통령 탄핵안 가결을 이끌어낸 것은 주권자 국민의 힘이었다. 지난 10월 29일부터 두 달 동안 9차례 집회 동안 총 893만 명(주최측 추산)이 거리로 나와 촛불을 들고 박 대통령 퇴진을 외쳤다.

어떤 이는 광장에 모인 대중을 ‘시민 혁명’, ‘시민 항쟁’이라 부르며 유례없는 ‘촛불 민심’에 역사적 의미를 부여한다. 시위의 규모나 성격에서 지금까지 집회와 다른 모습을 보여주고 있기 때문이다. 외신조차 ‘축제’처럼 진행되는 집회에 놀라움을 표현하며 한국의 시위문화가 민주주의를 활성화시키고 있다고 보도하고 있다.

어떤 이들은 ‘촛불’을 한국 사회 변화를 주도해나갈 주체로 세력화해야 한다고 주장하며 다른 쪽에서는 광장에 모인 민심을 정치세력화하려는 것은 시위의 본질을 변질시킬 수 있다는 우려를 제기하기도 한다. 사상 유례 없이 타오르고 있는 ‘촛불’의 의미와 향방 등을 가늠해본다.

   
▲ '박근혜-최순실 국정농단' 사태가 드러나면서 매주 토요일 저녁 광화문광장을 밝히고 있는 촛불집회.

△ 탄핵소추안 가결
  정기 국회 마지막 날인 9일, 부결 우려 속에서 진행된 박근혜 대통령 탄핵안은 가결 정족수를 훌쩍 웃돈 234명의 찬성표를 얻었다. 국회가 박근혜 대통령 탄핵소추안을 상정하고 가결까지 성사시킬 수 있었던 것은 ‘촛불 민심’의 힘이었다. 야당을 광장으로 이끌어내고 탄핵을 당론으로 결정하게끔 했으며 오락가락했던 ‘비박계’를 압박해 탄핵에 찬성하게끔 한 것도 광장에 모인 ‘촛불’ 때문이었다.

△ 사상 최대 규모 집회
  이른바 ‘박근혜-최순실 게이트’가 언론을 통해 보도된 후 청계광장에서 열린 10월 29일 집회에는 주최 측도 예상하지 못한 2만여 시민이 참가했다. 11월 5일 2차 집회는 서울에서만 20만 명이, 전국적으로는 30만 명이 ‘박근혜 하야’를 외쳤다. 12일, 3차 집회는 87년 6월 항쟁 기록을 갱신하는 100만 명이, 19일 4차 집회도 95만명이 운집하며 폭발적인 증가세를 보였다. 눈과 비가 내리며 기온이 급강하한 26일 5차 집회에는 전국에서 190만이 촛불을 들었다. 박 대통령의 3차 담화 후 열린 3일 집회에는 232만 명이 모인 것으로 집계돼 헌정 사상 최대 규모로 기록됐다. 대통령 탄핵안 가결 후에도 촛불의 열기는 식지 않았다. 탄핵안 통과 후인 10일, 7차 집회에도 104만 명이 거리로 나왔으며 9차 집회까지 총 누적 참가 인원은 892만 7천여 명이다.

△ 세계가 놀란 시위 풍경
집회 규모만큼이나 놀라웠던 것은 집회 참가자들이 만들어낸 집회 문화다. 박 대통령과 비선실세들의 국정농단은 상상하기 어려울 정도로 저급했지만 시민들은 차분하고 평화로운 집회를 통해 땅에 떨어진 국격을 일으켜 세웠다. 시민들은 ‘박근혜 하야’를 외치면서도 다양한 문화공연과 퍼포먼스를 통해 집회를 축제처럼 만들었다. 매 집회마다 기발한 깃발과 손피켓, 풍자 가면 등 이색차림과 조형물들이 등장해 볼거리를 만들었으며 경찰차에 패러디 포스터와 꽃 스티커를 붙이는 것으로 경찰과의 ‘충돌’을 넘어섰다. 시민들이 자진해서 쓰레기를 치우는 것은 이제 하나의 시위 문화로 정착된 듯 보인다.

   
▲ 촛불을 든 소년들. 촛불집회에서는 가족들이 다 함께 참가한 모습을 흔히 볼 수 있었다. 어떤 이들은 촛불집회가 '살아있는 민주주의 교육의 현장'이라고 평했다.

△ ‘박근혜 즉각 퇴진’과 ‘황교안 사퇴’, ‘김기춘 구속’도
헌법재판소의 조속한 탄핵 인용을 이끌어낼 수 있는 것도 ‘촛불’의 힘이다. ‘박근혜 하야’와 ‘구속’을 외쳤던 시민들은 탄핵안 가결 이후에도 여전히 ‘박근혜 즉각 퇴진’과 ‘구속 수사’를 외치고 있다. 또한 박근혜 정권의 대표적 ‘적폐’인 사드 배치, 국정 역사교과서 도입, 노동개악과 성과퇴출제 정책을 강행하고 있는 황교안 대통령 권한대행의 사퇴와 국정농단 배후의 핵심 인물로 지목되고 있는 김기춘 전 대통령 비서실장의 구속 목소리도 거세지고 있다.

△ 탄핵을 넘어서
  역대 최대 규모에서뿐 아니라 그 양상에서 한층 성숙해진 민주주의를 구현하고 있는 ‘촛불 민심’의 향후 어디로 향할 것인지가 주목된다. 지난 15일, 전국공무원노동조합 정책연구원의 ‘2017년 정세 전망 좌담회’에서는 민주주의를 향한 대중의 역동적 에너지가 최고조에 이른 만큼 이들을 한국 사회의 체제변화까지 이끌 정치적 주체로 세워야 한다는 주장이 나왔다. 좌담회에서 성공회대 김진언 교수는 “광장에 모인 대중은 ‘이게 나라냐’는 분노의 교집합으로 묶일 수 있을 뿐, 정치적 요구로 단일화하기 어렵다”고 진단했지만 ‘박근혜정권퇴진비상국민행동’의 이창근 민주노총 정책실장은 “촛불 민심을 정치 세력화해 대선에서 국민 후보를 추대해야 한다는 의견이 제기되고 있다”고 말했다.

공무원노조 전 위원장인 양성윤 정의당 노동위원장도 “탄핵을 이끈 촛불 민심을 어떻게 정치적 주체로 세워내 대선에서 어떤 요구를 할 것인지 진지한 논의가 시작돼야 한다”고 거들었다.

인천대 황선길 교수는 “시위에서 ‘재벌 해체’ 구호가 나왔지만 자신의 경제적 삶과 직결된 구체화된 이슈는 나타나지 않고 있다”며 “촛불 민심의 잠재력을 실제 삶을 바꿀 수 있는 요구로 구현해내야 한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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