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달의 노래] 잊지 않을게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전국공무원노동조합 조합원들에게 보다 많은 민중가요를 소개하고, 그 배경과 역사적 의미뿐만 아니라, 현재 우리가 어떻게 살아가야 할지를 함께 고민해 보기 위해 매월 <공무원U신문>을 통해 <이달의 노래>를 소개하는 코너를 마련했습니다. 월별로 꼭 기억해야 할 일을 중심으로 선곡하고 노래를 소개하니 많은 관심 부탁드립니다.

11월 26일 전국에 232만명의 민중이 참여한 민중총궐기를 모두가 기억할 것이다. 청와대로 가는 길목이 열리고 많은 인파들이 청운동사무소 앞까지 행진하고 자유발언대를 진행하며 각계각층의 다양한 발언을 들으며 울며 웃었다.

필자가 그 날의 기억을 회상해 보건대, 그렇게 많은 인파들이 모여 행진을 하고 퍼포먼스를 하고 있는 모습만으로도 신이 나고 흥분이 되었지만, 가장 기분 좋았던 기억은 그 많은 인파 속으로 들어가보면 질서가 있다는 사실이었다.

엄청난 인파가 모여 자유발언이 이어지는 가운데, “잠시만요, 지나갈게요.”하는 말이 들리자 약속이나 한 듯이, 행렬이 지나갈 수 있도록 길이 열렸다. 그 가운데 304명의 별을 태운 파란 고래 한 마리가 청와대 앞으로 춤을 추면서 행진을 해 왔다. 그 뒤를 세월호 엄마, 아빠들이 걸어오는 모습에 눈물이 울컥 났었다. 그 날 이후 입가에 계속 새어나오는 노래가 오늘 소개할 <잊지 않을게>라는 노래다.

 
 

잊지 않을게 (윤민석 글/곡)

잊지 않을게 잊지 않을게
절대로 잊지 않을게
꼭 기억할게 다 기억할게
아무도 외롭지 않게
잊지 않을게 잊지 않을게
절대로 잊지 않을게
꼭 기억할게 다 기억할게
아무도 외롭지 않게
일 년이 가도 십 년이 가도
아니, 더 많은 세월 흘러도
보고픈 얼굴들 그리운 이름들
우리 가슴에 새겨놓을게
잊지 않을게 잊지 않을게
절대로 잊지 않을게
꼭 기억할게 다 기억할게
아무도 외롭지 않게

살릴 수 있었던 국민의 목숨이었다. 머리를 했던, 주사를 맞았던 또는 그 시간에 잠을 잤건 상관없이 “대통령의 7시간” 문제는 국가의 부재였고, 국민들은 철저히 버림받은 7시간이었다. 그럼에도 권력과 재벌은 한통속이 되어 국민을 기만하고 있다.

1%를 유지하기 위해 99%의 국민을 더 많이 죽이고, 더 많이 속이는 모습을 우리는 국정청문회를 통해 낱낱이 보았다. 우리는 더 분노했고, 그래서 다시 2014년 4월 16일 국가권력에 의해 무참히 살해된 세월호의 별들을 기억해낸다.

벌써 2년째 광화문광장에 있는 세월호 유가족 농성장을 지날 때면 늘 마음이 무거웠고, ‘이제 그만 좀 해라’ 식의 보수집단의 폭언을 듣는 유가족들은 언제나 내 마음의 짐처럼 느껴졌던 날도 있었다. 그런데 최순실-박근혜 게이트가 터지고 광장으로 많은 국민들이 모이는 과정에서 필자가 목격한 ‘감동적인 장면’들이 또 있었다.

▲ 그림 = '시민이 함께하는 세월호 추모영상제'에서 갈무리
▲ 그림 = '시민이 함께하는 세월호 추모영상제'에서 갈무리

박근혜 퇴진을 외치는 백만 촛불 속에서 많이 목격된 “잊지 않을게 0416”, “세월호 7시간 규명하라” 등의 피켓들이 대거 등장했다. 그들은 촛불집회에 나오면서 박근혜 퇴진을 외치면서 그동안 외면해 왔던 세월호 문제에 대해 마음의 짐을 덜고 싶다고 했다. 유가족들에게 너무 미안했다고 한다.

그래서인지 매주 세월호 엄마 아빠들의 눈빛에도 빛이 나는 듯했다. 비록 아이들은 살아 돌아올 수 없지만, 서로가 서로에게 위로가 되고 빛이 되는 장이었다. 그 속에서 광장정치로 시민정치의식은 높아지고 점점 우리는 ‘개돼지’가 아닌 진정한 정치세력으로서의 ‘민중’으로 거듭나고 있었다.

이미 광우병 촛불집회에서도 ‘헌법제1조’라는 노래를 만들어 쉽게 부를 수 있는 노래를 만들었던 민중가요 작곡가 윤민석 씨가 만든 ‘잊지 않을게’ 노래는 반복된 가사와 음률을 통해 전파력도 높은 곡이고 아름다운 노래다.

윤민석 씨는 이 노래를 통해 가사가 담고 있는 안타까움을 넘어 절대 잊지 않고, 이런 일이 왜 일어났는지 제대로 된 진상규명을 통해 책임자처벌 등을 이루어내는 것은 우리의 몫임을 이야기하고 있다.

우리, 다시 한번 스스로에게 약속하자. 잊지 않고, 기억하며, 실천하는 것! 그것만이 거짓 앞에 침묵하지 않고 진실을 되찾는 방법이리라. 오늘 나는 대학생이 되어 광장에서 함께 촛불을 들고 있는 단원고 아이들의 영혼을 만나는 행복한 상상을 한다.

SNS 기사보내기
저작권자 © 공무원U신문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개의 댓글
0 / 400
댓글 정렬
BEST댓글
BEST 댓글 답글과 추천수를 합산하여 자동으로 노출됩니다.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수정
댓글 수정은 작성 후 1분내에만 가능합니다.
/ 400
내 댓글 모음
주요기사
모바일버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