언론개혁시민연대 대표인 전규찬 한국예술종합학교 교수가 언론 권력을 ‘박근혜-최순실-이재용 삼각 게이트’의 또 다른 공모자로 지목했다.
전 교수는 23일 오후 서울 중구 언론노조 회의실에서 열린 토론회(‘박근혜, 비선, 재벌, 이제는 언론 게이트다’)에서 “‘언론’은 공주-미실-재벌 3인조 사이의 ‘서로 주고받기’ 섭정체제를 보위하는 제4의 관문”으로 “대한민국을 온통 부장과 비리, 부패와 타락의 나락으로 빠트린 권력을 지켜내기 위해 설치된 추악한 성문” 역할을 했다고 비난했다.
전 교수는 소위 ‘최순실 사태’ 한참 전부터 “정권에 비판적인 여론을 철저하게 진압함으로써 3각조 게이트 노출의 가능성을 원천적으로 봉쇄하는 게 언론게이트의 역할이었다”며 권력-자본과 결탁해 여론을 통제한 언론을 비판했다.
그는 세월호, 메르스, 역사교과서 국정화, 사드배치 논란 때마다 박 대통령이 ‘유언비어’와 ‘괴담’, ‘가만히 둘 수 없다’, ‘바로 잡아야 한다’, ‘엄정 대처’ 등의 발언으로 대통령 스스로가 언론 통제의 핵심 역할을 한 점, 김영한 전 청와대 민정수석의 비망록에 기록된 김기춘 전 비서실장의 여론조작, 2014년 세월호 참사 당시 청와대 홍보수석인 이정현 새누리당 대표가 KBS 김시곤 보도국장을 상대로 한 노골적 보도개입, 청와대에 의해 관리된 연합뉴스, YTN, KBS와 EBS, 방문진 이사회 등 지배구조, 방송통신위원회와 방송통신심의위원회와 같은 주요 심의‧검열기관, 5인 미만 언론 퇴출 시도, 언론게이트 가장 밑바닥의 기레기 기자들을 언급하며 ‘언론게이트’가 몇몇 공모자나 부역자의 문제가 아니라 시스템의 문제임을 강조했다.
전 교수는 “문지기로 작동한 ‘언론게이트’ 없이는 공화국을 농단하고 헌법질서를 유린한 저 3인조 게이트라는 것도 애당초 싹을 틀 수 없었다”며 “이제 우리가 할 일은 거짓 선전의 언론 성문을 해체시키는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