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터뷰] 공무원노조 채시병 강원본부장

“공무원노조 강령 충실히 이행하면서 변화 추구할 것”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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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1월 12일 민중총궐기를 앞두고 진보적 노동시민사회단체들이 힘을 모으고 있다. 같은 날 공무원노동자 총궐기 대회와 함께 민중총궐기에 결합하는 전국공무원노동조합도 조합원들의 적극적 대회 참여를 독려하기 위한 전국 순회를 진행 중이다.

지난 19일, 춘천시 강원본부 사무실에서 만난 채시병 강원본부장이 가장 중요한 화제로 삼은 것도 민중총궐기였다. 그는 이번 민중총궐기에 공무원노조 조직 목표인 3만 명을 웃도는 인원이 참가하는 것도 가능하다고 말하며 자신감을 보였다. “뭐든지 기왕 할 거라면 뒤에 서지 말고 앞장서서 하자”는 자세로 모든 일에 임한다는 채 본부장. 그에게서 이번 민중총궐기의 중요성을 비롯해 강원본부의 주력 사업, 노래패 ‘동해와 바다’ 활동 등에 대한 이야기를 들었다.

▲ 공무원노조 채시병 강원본부장
▲ 공무원노조 채시병 강원본부장

□ 채시병 본부장은 11월 12일 공무원노동자 총궐기대회와 민중총궐기를 위해 강원본부가 온 힘을 집중하고 있다고 말했다. 공무원노조는 공무원노동자 총궐기와 민중총궐기에 3만 명 조직을 목표로 하고 있다.

이번 민중총궐기는 정말 중요하다. 그러나 현장의 조합원들은 성과퇴출제에 대해 위기감을 덜 느끼는 것 같다. 연금과 달리 성과퇴출제는 일 못하는 사람에게 해당되지 본인과는 상관 없다고 생각하는 것 같다. 정부가 성과연봉제를 6급 이하까지 도입하려 하는데 성과퇴출제의 문제점과 현 정권의 실정을 적극적으로 알리면서 민중총궐기로 이끌어내야 한다. 이제 전면적이고 극한의 싸움을 만들 시기가 다가오고 있다. 그 단초가 민중총궐기다. 공무원노조 3만이 결집하는 싸움을 해낸다면 내년까지 가는 싸움이 쉽게 열릴 것이다.   

간부들이 먼저 (3만명 조직이) 어렵다고 예단해선 안 된다. 이건 집회다. 공무원노조는 총파업을 감행했던 조직이다. 간부들이 적극적으로 뛰면서 조합원들을 끌어내야 한다. 3만을 목표로 했지만 열심히 조직하다 보니 4만 명이 참여하는 그런 집회를 만들 수 있다는 각오로 뛰어야 한다. 저도 아내와 두 딸, 가족 모두를 데리고 갈 것이다.

□ 강원본부는 지역 연대 투쟁에서 모범적으로 연대하고 있다는 평가를 많이 받고 있다. 강원본부의 주력 사업을 비롯해 연대 사업은 어떻게 진행되고 있나?

강원본부의 주력 사업은 물론 성과퇴출제 폐지 등 공무원노조의 현안이다. 10대 과제가 가장‘주’가 된다. 강원본부가 주도하는 연대하는 투쟁으로 고성 상수도 민영화 반대, 강릉‧삼척‧동해 석탄화력발전소 저지, 동양시멘트 투쟁 연대, 설악산 케이블카 반대 투쟁 등이 있다.

최근 강릉지역에 화력발전소 건설 계획이 알려지면서 지역의 주요 이슈로 대두되고 있다. 동해와 삼척에서도 비슷하게 진행되고 있는데 최근 화력발전소가 미세먼지의 주범으로 밝혀지면서 지역 주민들이 환경문제에 민감하게 반응하면서 반대 여론은 더욱 커지고 있다. 세계적으로 석탄화력발전소를 줄여나가는 가운데 석탄화력발전소가 지역경제 활성화에 기여할 수 있다는 논리는 시대 착오적이다. 당연히 백지화 되어야 한다. 그리고 국가 기간산업인 발전소를 민영화하는 것은 더욱 안 된다. 시민사회단체와 함께 대중적 투쟁으로 만들어 가고 있다.

고성 상수도 민영화 반대는 2007년부터 싸우고 있는데 강원본부 회복투 15명이 본부 간부들과 조를 편성해 고성군 전 가구를 방문해 상수도 민영화의 부당함을 알려냈었다. 그러나 민영화 계획은 계속 강행되고 있다. 사회공공성강화 차원에서 이 문제는 단순히 고성군만의 문제가 아니기 때문에 민중총궐기 이후 주력하려고 준비하고 있다.

동양시멘트 비정규직 투쟁은 거리상 가까운 동해시지부 중심으로 연대가 이루어지고 있다. 매주 화요일 저녁 촛불문화제와 매주 목요일 아침 출근 선전전에 연대하는데 처음엔 공무원들의 투쟁을 그리 좋게 보지 않았던 동지들도 공무원노조 투쟁에도 적극 참여해주고 노동자끼리 경쟁해선 안 된다는 말들을 한다. 꾸준한 연대의 힘이라고 생각한다.

설악산 케이블카 반대는 아쉽게도 양양군이 우리 공무원노조 조직이 아니라서 본부 차원에서 직접 나서지는 못하지만 원주시지부가 원주지방환경청에서의 노숙 농성, 출근 시위 등에 적극 결합하고 있으며 본부 차원에서는 집회 등에 적극적으로 연대하고 있다. 

□ 강원본부가 투쟁이나 연대 사업에 적극적이고 모범적일 수 있는 원동력이랄까, 또는 강원본무만의 특색이 있는가?

다른 본부와 다른 강원본부만의 ‘뭔가’는 없다, 없어야 한다고 생각한다. 공무원노조 모든 본부들은 공무원노조 강령에 있는 것을 충실히 이행한다는 점에서 말이다. 다만, 강원이 노동운동의 불모지이다 보니 공무원들이 상대적으로 사회적 역할을 더 요구받아서 그런 것이 아닐까 생각한다. 늘 보수 정당에 투표하는 지역에서 복수노조가 없다는 점은 이점일 것 같다. 또 태백산 정상에 올라 본부 깃발을 꽂았던 그 동지들이 계속 한 목소리를 내고 있다는 것도 장점인 것 같고(강원본부는 2004년 4월 21일 경찰들의 탄압으로 태백산 정상에서 본부 출범식을 치렀다. 그 이후 강원본부는 매년 같은 날, 태백산 정상에서 제례를 올리며 출범 기념식을 거행한다). 그런 ‘꾸준함’과 활동가 동지들의 적극성이 결합해 오늘의 강원본부의 모습을 만든 것 같다.

▲ 11월 12일 공무원노동자 총궐기와 민중총궐기 성사를 위해 순회 중인 채시병 본부장. 사진 = 공무원노조 강원본부
▲ 11월 12일 공무원노동자 총궐기와 민중총궐기 성사를 위해 순회 중인 채시병 본부장. 사진 = 공무원노조 강원본부

□ 강원본부장으로 나오면서 어떤 목표나 계획이 있었을 텐데?

특별히 색다른 사업을 하겠다기보다는 기존의 사업, 기풍 유지하면서 조금씩 변화를 추구하고 싶다. 가장 중요한 목표는 공무원노조 강령과 출범 선언문에 나온 것을 충실히 이행하는 것이 아니겠나.
동해시지부의 경우(채 본부장은 동해시지부 소속으로 본부장 출마 전 동해시지부장을 지냈다), 매년 2월 중순 1박 2일 간부수련회를 통해 작년 사업에 대한 반성과 평가부터 내년 사업계획까지 치열하게 토론하고 그것을 한권의 책으로 발간한다. 또 동해시와 협약을 통해 노동절이 있는 5월과 전태일 열사 정신 계승 전국노동자대회가 있는 11월엔 전체 직원 월례 조회 때 반드시 공무원노조 교육이 들어가도록 했다. 그 교육에 백기완 선생님이나 한진중공업 김진숙 지도위원도 오셔서 강의하기도 했다. 이런 사업들이 전 지부에 확산될 수 있도록 하는 것이 목표라면 목표겠다. 

□ 노조 간부 활동을 하면서 가장 중요하게 생각하는 것은 무엇인가?

객관적이어야 한다, 치우치지 말아야 한다는 생각을 항상 지니고 있다. 2004년 총파업 후 파면되고 1년 후 복직하고 나니 곁에 아무도 없더라. 당시 동해시지부에서 15명이 해고됐는데 그 동지들 외에는 나의 곁에 사람이 없었다. 그때 이렇게 운동을 해서는 안 되겠다는 반성을 하게 됐다. 그 후로 잘 나가지 않았던 동창회나 볼링 클럽 등에도 나가 회장도 맡으면서 적극적으로 활동했다. 처음엔 공무원이 무슨 노조냐고 했던 사람들이 이젠 절반 이상 제 이야기를 지지해 준다. 나와 생각이 다른 상대와도 대화를 많이 나누려고 한다. 
저는 사람들을 3:3:3으로 분류한다. ‘30%는 나를 싫어하고 30%는 나에게 동조한다, 30%는 아무 생각이 없다’고. 나를 싫어하는 30%를 바꾸기는 어렵지만 ‘아무 생각없는’ 30%를 내 편으로 만들면 나를 싫어하는 30%도 대놓고 나를 반대할 수는 없다. 공무원노조는 사회변혁을 추구한다. 그러기 위해선 다양한 사람들을 많이 만나 대화하면서 나와 생각이 다른 상대가 내 의견에 동조하도록 하는 게 중요하다고 생각한다.

□ 본부장보다는 노래패 ‘동해와 바다’ 멤버로 더 유명하신 듯하다.

노동조합 활동도 그렇지만 노래패 활동, 참 잘했다고 생각한다. ‘동해와 바다’는 투쟁하는 동지들에게 힘을 주기 위한 선동패다. 노래패 활동하면서 저도 힘을 많이 받았다. 무대에 오르는 경험을 통해 노조 활동에 필요한 자신감도 얻고 전국의 많은 동지들 만날 기회도 얻었다. 
언젠가 조합원 결혼식에서 함께 ‘동해와 바다’ 활동을 하고 있는 유찬봉 동지(현 동해시지부장)와 함께 ‘한 가슴으로’란 노동가요를 축가로 부른 적이 있는데 노래패 활동하면서 가장 힘들면서도 보람 있었던 경험이었다. 또 ‘동해와 바다’는 함께 노래 연습하면서 노동자들의 역사도 같이 공부하기도 했는데 이것이 계기가 돼서 이후에 더 많은 학습을 하고자 전태일 노동대학에 입학하기도 하였다.

□ 조합에 바라는 점은 무엇인가?

조합은 지금까지 잘 해왔다고 생각한다. 물론 작은 것에서 미흡한 점이 있겠지만. 조합은 초심을 잃지 말고 차봉천 위원장 때 만든 사업들을 흔들림 없이 꾸준히 이행하는 것이 맞다고 본다. 공무원노조 강령만큼 잘 만들어진 강령도 없다. 사회공공성강화운동, 노동해방운동, 통일운동, 민주화, 인권 운동 등 운동의 모든 것이 다 들어 있다. 공무원노조 강령과 출범 선언문에 실린 공무원노조 정신을 살린 사업들을 꾸준하게 유지하면서 가는 것이 중요하다.
덧붙이자면 ‘소통’의 중요성도 강조하고 싶다. 잘 되는 조직은 ‘회의’ 등을 통해 직접 대면하면서 자주 대화한다. 지부, 본부, 중앙 간부들이 제 역할을 하고 조합원들을 투쟁 현장으로 추동하기 위해서도 서로 간에 자주 만나고 연락하면서 소통하는 게 필요하다고 생각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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