민주노총이 ‘노동개악과 성과·퇴출제 폐기, 구조조정 중단, 사회공공성 강화’를 요구하며 2차 총파업 총력투쟁에 나섰다. 민주노총은 28일 오후, 서울과 강원, 부산 등 전국 14개 지역에서 동시다발로 총파업 총력투쟁대회를 열고 파업 투쟁 승리를 결의했다.
28일 현재 민주노총 산하 공공운수노조, 보건의료노조, 금속노조 등에서 약 18만 명이 총파업 돌입 중이다. 박근혜 정부의 공공기관 성과연봉제 강행과 조선산업 구조조정, 공공부문 민영화 정책에 맞서 철도와 지하철 노조가 22년 만에 공동파업에 나섰으며 현대중공업노조와 한국노총 산하의 금융, 공공부문 노조도 가세해 역대 최대 규모다.
총파업 돌입에 앞서 민주노총은 철도와 지하철, 서울대병원과 건강보험공단 등의 파업으로 불편을 입게 될 국민들에게 양해를 구하며 지지와 응원을 호소한 바 있다.
대국민 호소문에서 민주노총은 “공공부문 성과주의는 공공기관을 돈벌이로 내몰아 돌이킬 수 없는 국민피해를 초래하고 재벌의 이익을 위한 민영화를 위한 길닦이”라며 “당장의 국민불편보다 더 절망적이고 재앙적인 국민 피해를 막기 위한 정의로운 파업”이라고 강조했다.
여의도 KBS 본관 앞에서 열린 서울대회에서 민주노총 최종진 위원장 직무대행은 “오늘 민주노총 18만 조합원이 성과만능주의와 무한경쟁의 노예가 아님을 선언하고 위대한 파업투쟁의 행렬에 나섰다”며 “총파업 사수로 노동자의 생존권과 존엄을 지키겠다는 결의를 보여줘야 한다. 그러기에 오늘 우리의 파업투쟁은 너무도 막중하고 정당하다‘고 참가자들을 독려했다.
최 직무대행은 세월호와 백남기 농민, 사드 배치 등도 거론하며 박근혜 정권을 ‘막장정권’으로 규정했다. 그는 “박근혜 막장 정권이 온 나라를 쑥대밭으로 만들고 있다. 성과퇴출제 강제도입으로, 조선산업 구조조정으로 노동자의 숨통을 조일 뿐 아니라 세월호와 국가폭력으로 숨진 백남기 농민에 대한 책임자 처벌은커녕 강제부검으로 민중총궐기 정신을 능욕하고 사드 배치로 온 나라를 전쟁위기로 들쑤시고 있다. 불법비리 주범인 청와대 권력실세들과 밤의 대통령 최순실 게이트로 청와대는 썩은 내가 진동하고 있다”며 박 정권을 강도높게 비난했다.
이 땅의 모든 것은 노동자의 성과… 성과퇴출제는 민영화로 가기 위한 발판
이날 대회에는 무기한 전면파업에 돌입한 공공운수노조 산하 철도노조, 국민건강보험노조, 국민연금지부, 서울대병원분회 등 대표자들이 무대에 올라 성과연봉제와 저성과자 퇴출제의 불법성과 공공성 파괴 등을 지적하며 파업의 정당성을 주장했다.
서울대병원 박경득 분회장은 “대한민국의 어느 하나도 노동자의 성과 아닌 것이 없다. 노동자들이 낸 성과를 재벌이 누리고 있는데 무슨 성과를 더 강요해 더 빼앗으려 하냐”며 “노동자들이 이 땅의 주인”이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공공 노동자들의 파업 투쟁을 지지하기 위해 한국을 방문 중인 PSI(국제공공노조연맹) 등 국제노동계의 연대 발언도 이어졌다. 자신을 뉴질랜드의 기관사라고 소개한 하워드 필립스 씨는 “공공, 보건, 금속 등 모든 민주노총 조합원들이 잘못된 정책을 바로잡기 위해 정권에 맞선 투쟁을 지지한다. 여러분의 투쟁에 세계의 노동자들이 함께 하고 있다”는 말로 연대 메시지를 전했다.
그는 또한 철도와 부산지하철 파업 참가자들에 대한 직위해제를 즉각 중단할 것과 백남기 농민에 대한 국가 폭력 살인 규탄, 한상균 민주노총 위원장을 비롯해 구속된 노동자 석방 등을 요구했다.
민주노총 총파업을 지지하는 80여 시민사회단체를 대표해 ‘공공성 강화! 성과·퇴출제 저지! 시민사회 공동행동’의 박석운 공동대표도 연대 발언에 나섰다. 박 공동대표는 “성과퇴출제의 목표는 노조무력화”라며 “노조가 무력화되면 안전이 위협받고 공공서비스 요금 폭등으로 인해 국민 모두가 피해를 입게 될 것”이라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공공 노동자들의 선도투쟁을 시작으로 내년 대선까지 사회 공공성을 바로세우는 범국민적 투쟁을 펼쳐나가자”고 말했다.
대회는 집회 참가자들이 여의도 새누리당사 앞까지 행진하는 것으로 마무리됐다. 민주노총 김경자 부위원장은 ‘총파업 선언문’을 통해 “불법은 노동자 총파업이 아니라, 노동개악 양대 지침과 공공부문 성과퇴출제 강제 도입이 불법”이라며 “총파업 투쟁은 살인정권, 노동개악 정권 박근혜 정권과 끝장을 보는 투쟁의 시작”이라고 선포했다.
대회가 끝난 후, 참가자들은 검경이 재청구한 고 백남기 농민에 대한 부검영장이 발급될 경우, 발생할지도 모를 시신 탈취를 막기 위해 서울대병원으로 이동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