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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양일보, 난독증 환자가 아닌지 의심스럽다”현행법 위반해가며 기부금품 모금에 협조하라는 언론
이화영 기자  |  photo4215@hanmail.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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승인 2016.09.22  13:42:5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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충북권 일간지인 <동양일보>가 지난 12일자 <오마이뉴스> ‘기부금품 모집에 내몰리는 '앵벌이 공무원'?’이란 제하의 기사를 문제 삼고 나섰다.

김영이 <동양일보> 편집상무는 ‘누가 공무원을 ‘앵벌이’라 하는가’라는 제하의 칼럼을 21일자 오피니언 판에 실었다. <동양일보>가 주관하는 선한 일에 전국공무원노동조합 충북본부(아래 충북본부)가 시비를 걸고 있고, 불우이웃돕기 성금 모금을 공무원이 돕는 것은 당연한 일이란 것이 칼럼의 요지다.

김 상무는 이 칼럼에서 “앵벌이는 불량배의 사주를 받아 어린아이가 구걸이나 도둑질 따위로 돈벌이를 하는 짓”이라며 “선망의 대상인 공무원을 앵벌이라고 한다면 가당치 않다”고 주장했다. 이어 <오마이뉴스> 기사를 언급하며 “(충북본부가) 동양일보와 월드비전 충북지부에서 모금하는 사랑의 점심나누기 캠페인에 공무원을 동원하고 언론사가 낀 모금행사에는 공무원이 앵벌이로 내몰리고 있다고 주장했다”고 밝혔다.

   
▲ 충북권 일간지인 <동양일보> 21일자에 실린 김영이 편집상무의 칼럼

김 상무는 또한 “공무원노조 본부임원 10여명이 성금 전달식장을 방문해 ‘기금 70%는 어디로?’라고 항의한 것은 용처가 불투명하다는 인식을 심어주려는 저의가 분명했다”고 비난했다. 그러면서 2015년 모금된 성금에 대한 개략적인 사용내역을 소개했다.

김 상무는 모금된 성금으로 하는 사업들을 소개하기도 했다. 사랑의 점심나누기 성금 중 일부는 아주 특별하게 쓰인다며 “6.25전쟁 당시 전투병이던 에티오피아 참전용사들과 그 후손들을 돕는데 지원했다”고 밝혔다. 해외참전용사들을 돕는 일은 정부의 몫이지만 그 일을 해냈으며, 기적이자 자랑이라고 자화자찬하기도 했다.

김 상무는 “전공노 일부 세력이 불우이웃을 돕기 위한 성금 모금에 일손을 보태는 공무원을 회유하고 업무를 방해하는 것은 공무원이기를 포기한 행위”라며 “공무원들을 현혹시켜 공직사회를 흔들지 말라. 불우이웃을 돕는 일에 협조하는 것을 앵벌이라고 생각하는 어리석은 공무원은 없다”고 주장했다.

<동양일보>는 지난 5일부터 9일까지 5일간 충북도내 각 시·군을 순회하며 사랑의 점심나누기 캠페인을 통해 모금된 성금 중 30% 정도를 전달했다. 이에 충북본부는 모금된 금액 중 운영비의 상세한 사용 내역 등을 투명하게 밝히라며 피켓 시위에 나섰다.

   
▲ 지난 5일 충북 단양군청에서 열린 사랑의 점심나누기 캠페인 지역지원사업비 전달식에 참석했던 충북권 일간지 동양일보 조철호 회장이 전국공무원노조 충북본부 임원들의 항의를 받으며 청사를 빠져 나가고 있다.

당시 충북본부는 <동양일보>와 월드비전 충북본부에 “뭐가 무서워서 공개하지 못하나. 충북도민은 호구고객이 아니다. 모금액의 성세한 집행내역을 투명하게 밝히는 것은 정성을 보내준 160만 충북도민에 대한 최소한의 예의”라고 반발했다.

충북본부는 지난 1일 월드비전 측에 사랑의 점심나누기 모금액에 대한 상세한 집행내역을 공개해 줄 것을 요청했다. 하지만 월드비전이 정보 공개를 미루자 피켓 시위로 실력행사에 나섰던 것. 결국 월드비전은 지난 7일 충북본부를 방문해 A4 용지 한 장 분량의 사업비 지출 내역을 전달했지만, 충북본부는 상세한 집행내역의 공개를 요구하고 있다.

공무원, 법 위반해가며 성금모금 협조하라는 <동양일보>

노정섭 공무원노조 충북본부장은 <동양일보> 칼럼에 대해 “난독증 환자가 아닌지 의심스럽다. <오마이뉴스> 기사를 끝까지 읽어 봤더라면 나올 수 없는 글”이라며 “공무원이 국민 전체의 봉사자라는 이유로 현행법을 위반해 가며 기부금품 모금에 일손을 보태라고 언론이 선동해서야 되겠냐”고 질타했다.

노 본부장은 이어 “언론사의 요구에 따라 공무원이 기부금품 모금에 동원되는 것이 앵벌이가 아니고 뭐냐”며 “우리의 주장은 도민이 내준 성금의 상세한 사용 내역을 투명하게 밝히라는 것과 공무원이 법을 위반해 가며 기부금품 모금에 동원되면 안된다는 것”이라고 강조했다.

기부금품법에는 기부금품 모집을 서신, 광고, 그 밖의 방법으로 기부금품의 출연을 타인에게 의뢰·권유 또는 요구하는 행위라고 정의하고 있다. 같은 법 5조 1항에는 국가나 지방자치단체 및 그 소속 기관·공무원과 국가 또는 지방자치단체에서 출자·출연하여 설립된 법인·단체는 기부금품을 모집할 수 없다고 규정돼 있다.

충북도 복지정책과는 지난해 8월 '민간단체 주관 모금행사와 관련하여 지방자치단체의 행사일정, 장소 등 안내가 '기부금품법'에 위반되는지 여부'를 행정자치부에 물었다. 이에 행자부는 '자치단체 등은 기부금품을 모집할 수 없다'고 분명하게 선을 그었다.

행자부는 그러면서 '이는 국가기관의 암묵적인 기부강요로 인한 국민의 재산권 침해소지를 사전에 차단하기 위함'이라고 명시했다. 이어 '민간 주관 모금행사에 자치단체에서 행사 관련 안내 등 협조행위는 자치단체에서 모집활동에 관여하는 것으로 오해할 소지가 있으므로 '기부금품법'에 저촉될 수 있다'고 경고했다.

   
▲ 공무원노조 충북본부 임원들이 지난 9일 괴산군청에서 <동양일보> 조철호 회장을 기다리고 있다.

충북도내 A자치단체의 한 간부공무원은 사랑의 점심나누기 모금에 대해 부정적인 반응을 숨기지 않았다. 그는 “읍사무소에 근무할 때 이 행사 때문에 정말 힘들었다”며 “성금모금 실적을 올리기 위해 공무원이 기업체와 건설업자에게 참여를 부탁을 하면서 공정한 법집행을 하기 어려웠다”고 밝혔다.

이 공무원은 이어 “지난해까지 성금 모금의 목표액을 정해놓기도 했고, 상급기관에서 각 시·군별 모금 순위를 따져가며 스트레스를 줬다”면서 “모금 주체는 성금이 많이 걷힐수록 쓸 수 있는 운영비가 늘었을지 모르지만 공무원은 그만큼 시달려야 했다”고 토로했다.

사랑의 점심나누기 캠페인 첫해인 1996년 모금액은 1억2000만원이었고, 2009년 9억원을 초과했다. 2012년부터 10억원이 넘는 모금실적을 거두었고, 이후 꾸준히 증가해 2015년 11억원이 넘는 성금을 모금해 정점을 찍었다. 올해에는 충북본부의 반발로 주춤하면서 9억 8000여만원을 모금하는데 그쳤다.

기부금품법에 근거하면 비영리단체는 기부금의 15%이내에서 운영경비로 사용할 수 있다. 이에 따라 <동양일보>와 월드비전 충북지부는 모금실적이 늘면서 지난해와 올해 사용한 운영비가 3억 원에 달한다. 충북본부는 운영비 중 일부가 <동양일보>로 흘러들었고, 여행경비로 지출된 것이 아니냐는 의심의 눈초리를 보내고 있다.

<동양일보>와 한국월드비전 충북지부는 지난해 3월 인도·스리랑카를 10박 11일의 일정으로 여행했다. 목적은 사랑의 점심나누기 성금으로 후원하기 위한 지원사업 모니터링을 위해서라고 밝혔다. 이 여행에는 조철호 동양일보 회장, 유영선 동양일보 대표이사, 서관석·지영수 동양일보 부국장, 장영진 월드비전 충북지부장, 이창섭 월드비전 대리 등 6명이 동행했다.

봉사단체 터지는 비리… 순수성 결핍

충북 청주 흥덕경찰서는 지난달 12일 충북적십자 소속 A여직원(37)을 불구속 입건했다. 사회 취약계층을 위해 써달라며 기부한 성금을 개인 채무변제에 사용한 혐의가 드러났기 때문이다. 이 여직원은 2012년 7월부터 지난 2월까지 충북적십자 구호복지팀에 근무하며 적십자사 여성특별자문위원회가 기부한 1억2200여만원을 빼돌려 개인 빚을 갚는데 쓴 혐의를 받고 있다.

봉사단체 간부에게 1억원의 현상금이 걸리는 일도 발생했다. 한국로타리 클럽 장학재단에서 근무하던 K씨가 형편이 어려운 학생들에게 줄 장학금 35억원을 훔쳐 달아난데 따른 조치였다. 6만명 넘는 회원들이 장학재단에 내는 기부금만 연간 90억원에 달했지만 정작 관리감독은 허술했다.

국내 최대 모금기관인 '사회복지공동모금회'도 2010년 비리백화점이란 오명을 썼다. 국민이 낸 수천만원의 성금을 유흥주점 등에서 쓴 사실이 드러났기 때문이다. 당시 보건복지부 감사 결과에서 성금 분실, 장부 조작, 공금 유용 등 비리·부정행위가 적발됐다. 충북공동모금회도 노래연습장 등에서 44만원을 부적절하게 사용한 것으로 확인됐다.

당시 국민의 분노는 차고 넘쳤다. 충북의 경우 사상 처음으로 연말 시·군 순회모금에서 목표액을 채우지 못해 애를 태웠다. 국민들은 “고양이에게 생선을 맡기는 격이라는 생각이 들면 누가 기탁금을 내겠냐”면서 “투명한 회계 관리가 절실하다”고 비판했다.

   
▲ 충북권 일간지인 <동양일보>와 월드비전 충북지부가 주최한 21회 사랑의 점심나누기 캠페인 지역지원사업비 전달식이 지난 9일 충북 음성, 괴산, 진천, 증평에서 일제히 열렸다. 사진=<동양일보> 자료사진

<동양일보>와 월드비전 충북지부가 주관하는 사랑의 점심나누기 성금 사용에 대한 비판도 있었다. <충청리뷰>는 2013년 월드비전이 후원개발사업비로 모금운동에 협조해준 기관단체 관계자들에게 ‘지원현장 모니터링’ 명목으로 에티오피아 방문 기회를 제공한 사실을 보도했다. 일부 경비는 참가자 자부담으로 하고 월드비전이 수천만원의 예산을 지원했다고 전했다.

<충청리뷰>는 이어 수년전에는 도내 기초단체장·부단체장들이 공무상 출장을 달고 이 여행에 참여했다고 보도했다고 밝혔다. 일부 참가자들은 출장비를 반납하는 소동이 벌어졌고 월드비전 측도 ‘보상성 외유’ 논란에 대해 유감을 표명하기도 했다고 전했다.

노정섭 공무원노조 충북본부장은 “코흘리개 어린이부터 백발의 어르신까지 참여한 사랑의 점심나누기 성금으로 신문사가 이득을 취하고 여행경비로 썼다면 문제”라며 “월드비전은 이런 의혹을 하루빨리 해소하기 위해서라도 운영비에 대한 상세한 사용 내역을 공개하길 바라고, 복지단체의 최우선 가치인 순수성을 지켜 나가길 바란다”고 당부했다.

한편, 충북본부는 월드비전이 운영비 사용에 대한 상세 자료를 공개하지 않을 경우 행정자치부에 정보공개를 요청해 이를 도민들에게 알린다는 계획이다. 이에 따라 충북본부가 제기한 의혹이 사실로 밝혀질 경우 그 후폭풍이 만만치 않을 것으로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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