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터뷰] 전국공무원노동조합 광주본부 김대현 본부장

“노동조합 간부는 편한 길 선택해선 안 된다”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전국공무원노동조합 광주지역본부는 동구와 북구, 서구, 광산구, 남구, 광주시지부의 6개 지부로 이루어졌다. 이 중 남구지부는 광주남구청공무원노동조합에서 지난 2013년 12월 조합원 총투표를 통해 전국공무원노동조합에 가입했으며 광주시지부는 올해 4월 행자부와 시의 압박을 뚫고 광주시공무원노동조합에서 공무원노조 광주시지부로 조직전환을 이뤄냈다. 그러나 광주시노조의 공무원노조 가입을 놓고 행자부는 조합원 14명에 대한 검찰 수사를 의뢰하는 등 노조 활동에 대한 ‘탄압’은 계속되고 있으며 지난 해부터 ‘성과급’을 둘러싼 서구지부의 투쟁도 한창이다. 북구지부 역시 곧 성과급폐지 투쟁과 관련한 본격 투쟁에 돌입할 예정이다. 성과급제 폐지와 조직확대 활동으로 말미암아 광주본부와 지부에서 징계를 받거나 징계 예정 중인 간부만 20여 명에 이른다. 24일, 오후 광주시청에서 김대현 광주본부장을 만나 투쟁의 한복판에 있는 광주본부의 상황과 투쟁 각오 등에 관한 이야기를 들었다.

▲ 전국공무원노동조합 광주본부 김대현 본부장
▲ 전국공무원노동조합 광주본부 김대현 본부장

□ 현재 광주본부 투쟁 상황은 어떻게 진행되고 있는가?

광주본부 6개 단위 중 서구청과 광주시지부가 현재 투쟁 중이며 북구청도 성과급 관련 압박이 심해 투쟁을 준비하고 있다. 광주시지부는 시감사위원장 파면을 요구하는 1인 시위를 계속하고 있으며 서구는 매일 아침 현수막을 들고 임우진 서구청장 사퇴 시위를 하고 있다. 다른 5개 지부도 교대로 해당 구청의 가장 중요한 길목에서 선전전을 하며 지원하고 있고. 북구청에서도 성과급 관련 행자부 공문을 전조합원에게 뿌리고 간부들을 통해 노조를 압박하고 있어 이에 대한 대응을 준비 중이다.

광주시 감사위원장은 광주시노조의 공무원노조 가입 투표 후 광주시 각 실과에 공문을 보내 노동조합 조합비 소득공제 내역 공개를 요구해 개인정보보호법 위반으로 경찰 조사를 받고 있다.

□ 광주시노조의 공무원노조 가입 시, 행자부와 시의 압박이 굉장했던 것으로 알고 있다.

시노조 역사상 4번의 도전 끝에 공무원노조 가입을 성공시켰다. 그러나 행자부가 시조직전환 과정에서 14명의 시운영위원들의 징계를 요구하고 검찰에 고발하는 등 탄압을 계속하고 있다. 문제가 되는 것은 투표행위를 노조의 정당한 활동으로 볼 것인지 여부인데 이 활동이 정당한 노조 활동이라는 것은 너무나 자명하기 때문에 검찰이 기소하기 어려운 것이다.

□ 윤장현 광주시장도 그렇고 임우진 서구청장도 야당 단체장들인데 공무원노조 활동을 왜 이토록 방해하는가?

다른 지역과 달리 광주전남에서 더불어민주당은 야당이지만 기득권 세력이다. 굳이 노조와 좋은 관계를 유지하지 않아도 더민주 깃발만 꽂으면 다 당선이 됐다. 이번에 시노조 조직전환 과정에서 이들이 하는 행태만 봐도 알 수 있지 않은가. 더민주가 광주전남에서 하는 작태는 새누리당과 다를 것이 없다. 전남 더민주 단체장들의 노조탄압도 심각하다. 지난 4.13 총선에서 호남이 국민의당을 선택한 것은 국민의당에 대한 지지가 아니라 더민주를 심판하려는 호남 민심이 반영된 것이다.

□ 2013년 12월 남구청 노조에 이어 광주교육청노조(교육청노조는 공무원노조 교육청본부 소속지부로 2015년 12월 3일 가입했다), 이번 광주시노조까지 광주본부의 조직 확대 사업이 큰 성과를 얻고 있는데 특별한 원동력이 있는가?

광주에서는 광주지역노동조합대표자협의회, 광공협이라고 불리는 오랜 역사를 가진 모임이 있다. 광주시, 법원, 공무원노조, 교육청 등 공무원단체 대표들이 한달에 한번 정도 모여 특정 사안이나 광주지역 전체 현안 등에 관해 논의해 왔다. 그러면서 공무원노조들이 하나로 단결돼야 큰 힘을 발휘할 수 있다는 데에 의기투합한 것이다. 남구청도 교육청도 공무원노조로 조직전환했고 그 힘으로 이번에 광주시까지 함께 할 수 있게 됐다.

▲ 광주본부 서구지부를 비롯한 광주본부 전체가 임우진 서구청장 사퇴 투쟁에 함께 하고 있다. 사진 = 공무원노조 광주본부
▲ 광주본부 서구지부를 비롯한 광주본부 전체가 임우진 서구청장 사퇴 투쟁에 함께 하고 있다. 사진 = 공무원노조 광주본부

□ 이번 시노조 조직전환과정에서도 그렇고 서구청 성과급 폐지 투쟁에서도 노조 운영위원들이 징계를 받는 등 광주본부에 대한 탄압이 심하다. 징계 압박 등에 위축되지 않고 투쟁을 계속할 수 있는 광주본부만의 힘이 있을 것 같다.

광주본부는 노조 초창기부터 강한 투쟁을 전개해 온 역사가 있다. 2000년 초에 있었던 북구청장 친인척 특혜채용이라든지 동구청이나 광산구청 인사비리, 의회에 대해서도 광주본부는 강력한 투쟁을 피하지 않았다. 그런 역사 때문에 조합원들이 노동조합에 대한 신뢰를 계속 쌓아온 것 같다. 또 그렇게 초창기 때 활동했던 간부들이 현장에서나 이후 본인의 위치에 맞는 활동을 하면서 노조의 적극적 지원 세력으로 역할을 하고 있다. 그런 것들이 큰 힘이 되지 않나 생각한다. 지난 2013년에 국정원 대선개입을 규탄하는 현수막 때문에 광주에서 간부 15명이 징계를 받은 적이 있다. 행자부는 파면하라는 공문을 내렸지만 대부분 경징계로 마무리됐다. 제 생각에는 그런 경험들 때문에 행자부의 징계 협박 공문에도 대범하게 대응할 수 있게 된 것 같다.

□ 투쟁의 한복판에 있는 광주본부의 본부장을 맡기 위해선 남다른 각오가 있을 것 같다.

제가 정년이 이제 5년밖에 남지 않았다(김 본부장은 95년 세무직으로 입직했다). 집사람도 제가 본부장에 출마할 때 왜 고생을 굳이 사서 하냐며 말리기도 했다. 하지만 제가 지부장을 하면서 장기재직휴가 20일 확보와 건강검진진단금 지원 등 조합원들에게 혜택 돌아가는 성과를 내면서 이런 일들에 큰 의미가 있다는 것을 느꼈다. 노동조합 활동은 제 인생에 있어 가장 명예롭고 의미 있는 일이다. 그래서 고생스럽지만 본부장으로 나서게 됐다. 본부장 출마할 때 주요 목표가 ‘조직 확대와 간부 양성’이었는데 그 목표는 이미 달성한 셈이다. 시노조를 가입시키고 간부들도 많이 생겼으니까.

이제 중점을 두려고 하는 것은 ‘학습 모임’이다. 현재 운영위 간부들을 비롯해 새롭게 간부를 양성해야 하기 때문에 이들을 유인할 수 있는 사업을 많이 만드는 게 필요하다. 다른 지역도 마찬가지겠지만 젊은 간부들을 육성하기가 참 힘들다. 광주본부는 투쟁력도 좋고 조직력도 좋지만 지금처럼 무더기 징계 대상자가 있는 상황에서 새로운 간부들을 키워내기는 더 힘들다. 그래서 제가 직접 현재 학습모임에 참여하고 있지 않은 간부들을 설득해 지부별, 또는 지부끼리 연결해 광주본부 전체적인 학습 모임을 꾸리려고 하고 있다. 또 광주지역에서 우리 조직이 아닌 공무원단체에 대한 사업에도 중점을 둘 예정이다.

□ 지난 3월부터 광주본부가 광주공무원신문 <우리함께>를 발행하고 있다. 어떻게 지역본부에서 신문 발간을 계획하게 됐는지?

본부장 되기 전에 노조에서 시민선전물과 조합원 선전물을 계속 만드는데 이것을 소식지처럼 만들면 어떨까 생각해봤다. 정기적으로 발행하면 조합원이나 시민들에게 파급효과가 클 것 같았다. 그래서 광주시노조 조직전환에 맞춰서 힘을 싣기 위해 시조합원들에게 함께 하자는 메시지를 담아 <우리함께>를 발행했다. 가족의 느낌으로 하나로 묶어주는 매개체, 그것을 달성하는 게 광주공무원신문 <우리함께>의 목표다.

처음엔 한두번 발행하고 말겠지 했는데 지금 6호째 발행했다. 매월 6천부 정도 발행에 조합원과 지역에 돌린다. 글쓰는 사람이 부족해 제가 발행인이지만 본부나 중앙의 주요 소식을 직접 정리하고 있다. 사설은 지부장들이 많이 쓰고 있고. 무엇보다 김행 편집국장을 비롯한 편집위원들이 굉장히 열의를 갖고 있다. 신문제작을 굉장히 즐거워한다. 만평도 조합원이 직접 그린다. 재능있는 조합원들이 많다. 그런 분들을 많이 발굴해 조합원들에게 기회를 주고 또 신문 내용도 더 알차게 만들어 가고 싶다.

▲ 광주본부가 지난 3월부터 발행하고 있는 광주공무원신문 <우리함께>
▲ 광주본부가 지난 3월부터 발행하고 있는 광주공무원신문 <우리함께>

□ 조합에 바라는 점이 있으시다면?

우리보다 역사가 10년 이상 긴 전교조는 지방에서 교육권력을 잡았다. 전교조 출신들이 지역에서 진보교육감으로 많이 당선되고. 우리도 10년 뒤 전교조처럼 지방권력을 잡을 수 있지 않을까 희망한다. 전교조는 중앙에서 정치적인 투쟁이나 이슈 때 즉각적 반응이나 투쟁을 전개해 국민들에 대한 정치적 위상을 세웠는데 우리는 역사에 비해 그런 게 약한 것 같다. 공무원노조는 정치적 현안에 대해 투쟁할 수 있는 공간들이 협소하긴 하지만 중앙에서 적절한 투쟁 방침을 잘 강구하고 배치할 수 있도록 고민하고 힘 써주길 하는 바람이 있다.

□ 마지막으로 하시고 싶은 말씀을 부탁드린다

노동조합 활동 과정에서 깨달은 게 한 가지 있다. 어려운 것과 쉬운 것 중 하나를 선택해야 하는 상황에서 쉬운 것을 선택하면 늘 안 좋은 결과가 나오고 어려운 선택을 하면 오히려 좋은 결과를 얻게 된다는 것이다. 당장은 힘든 투쟁을 피하면 편하지만 이후에는 훨씬 안 좋은 결과가 조합원들한테 돌아간다. 그걸 경험으로 느껴다. 그래서 후배들한테도 두 가지 선택의 상황에서 어려운 것을 선택하라는 이야기를 한다.

공무원노동자들이 정권의 하수인이길 거부하고 노동조합을 만든 것이나 공무원노조가 민주노총에 가입한 것은 역사적인 사건이다. 나는 공무원노조가 변하면 대한민국이 변한다고 본다. 저를 포함에서 모든 간부들이 그런 사명감, 역사적 소명 의식 가지고 임기 동안 부끄럽지 않도록 활동하는 활동가가 됐으면 좋겠다. 저 자신에게도 늘 새기는 다짐이다.

SNS 기사보내기
저작권자 © 공무원U신문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개의 댓글
0 / 400
댓글 정렬
BEST댓글
BEST 댓글 답글과 추천수를 합산하여 자동으로 노출됩니다.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수정
댓글 수정은 작성 후 1분내에만 가능합니다.
/ 400
내 댓글 모음
주요기사
모바일버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