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장] 울산본부 북구지부 임현주 지부장

“조합원이 주인되는 노동조합 만들 것”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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당차다.

10일 울산에 도착해 일정을 마치고, 다음날인 11일 오전 공무원노조 북구지부 사무실에서 만난 임현주 지부장은 그랬다. 이날도 전국이 폭염으로 몸살을 앓고 있었지만, 임 지부장의 한 마디, 한 마디는 시원시원했다.

울산 북구지부는 최근 노사협의를 통해 30건에 가까운 안건을 타결시켰다. 지난 4월1일 노사협의  공문을 보내고 5차례 대의원대회, 1인 시위, 총회 조직 등 4개월여 동안 최선을 다해 뛴 결과다.

임 지부장은 “노사협의를 위한 부서 순회를 하면서 조합원들로부터 정말 많은 얘기를 들었다”면서 “전혀 생각지 못했던 요구사항들이 나오는데 정말 만나야 답이 있구나 라는 생각을 하게 됐다”고 말했다.

▲ 임현주 울산본부 북구지부장.
▲ 임현주 울산본부 북구지부장.

그는 “7월28일 최종 타결을 하고, 합의 사항을 알리는 부서 순회를 하는데 몸은 힘들지만 마음만은 가벼웠다”며 “노동조합의 힘은 조합원들로부터 나온다. 조합원의 단결로 이뤄낸 성과”라고 평가했다.

이번에 타결한 안건을 보면 각 구청 부서 내 얼음정수기 설치부터 건강검진비 지원, 숙직·일직자 대체휴무 실시, 자녀 학교행사 참여위한 ‘특별휴가’ 보장, 보건휴가 월초 일괄 결재 등으로 어느 하나 작다고 볼 수 없는 안건들이다.

최근 몇 년 동안 이루지 못했던 지부 활동에 조합원들도 상당히 고무돼 있다.

8기 북구지부 지도부는 하반기에도 지속적인 성과퇴출제 저지 투쟁을 비롯 조합원 간담회, 대의원 수련회, 상경집회 등을 준비하고 있다.

▲ 지난달 28일 열린 북구지부와 북구청과 노사협의합의안에 임현주 지부장과 박천동 북구청장이 사인을 하고 있다.
▲ 지난달 28일 열린 북구지부와 북구청과 노사협의합의안에 임현주 지부장과 박천동 북구청장이 사인을 하고 있다.

북구지부는 지난해 10월 전 지부장이 직을 내려놓자, 조기 선거를 치렀고 임 지부장이 그 때부터 지부장 직을 수행하고 있다.

임 지부장은 “사실 북구지부 노동조합 활동 전까지 노조에 관심이 없었다. 간부경력이래야 지부장 되기 전 맡았던 정책부장과 대의원 정도다”며 “우리 부서 대의원이 한 명 빠지면서 거기 대의원을 하게 됐는데, 그게 시작이었다”고 말했다.

그는 “대의원을 맡았던 당시 철도노조 민영화 투쟁이 있었고, 민주노총 사무실이 침탈되는 것을 보면서 나도 가야될 것 같다는 생각을 하고 있었는데, 그 때 공무원노조가 참가했고, 상경하는 버스 안에서 전 지부장과 많은 얘기를 나누게 됐다”고 회상했다.

임 지부장은 임기동안 해야 할 가장 큰 목표를 ‘조합원들이 주인이 되는 노조를 만드는 것’으로 정했다. 이를 위해 그는 제일 첫 번째로 부서 간담회를 추진했다. 많이 듣고, 많이 만나야 했다.

지부장에 당선되고 나서 그는 “정책부장 당시 일부 조합원들로부터 ‘노조의 존재 이유가 뭔지’에 대한 회의적인 얘기들을 들었을 때 ‘달라져야 하는 구나, 이전과는 달라야 하는 구나’라고 느꼈다”면서 “최대한 조합원들과 스킨십을 가지려 노력하고 있다”고 말했다.

임 지부장은 이 밖에 기존 대의원 수를 늘렸다. 그만큼 조합원들의 참여를 높이면서 조합원들과 함께 논의하고, 함께 지부를 이끌어 가려는 의지다.

2004년 공직생활을 시작한 임 지부장은 올해 14년 차다. 그리고, 젊다. 올해 30대 후반의 북구 지부 첫 여성 지부장이다. 14살에 울산으로 이사와 대학까지 마쳤고, 공무원시험도 울산 북구청으로 치렀다.

일부에서는 젊은 지부장으로서 중간관리자들과 관계가 좀 힘들지 않겠냐는 우려에 임 지부장은 “지부장하기 나름이다”며 딱 잘라 말했다.

▲ 울산 북구지부 집행부와 북구청장 등이 노사협의합의안을 체결한 뒤 기념사진을 찍고 있다.
▲ 울산 북구지부 집행부와 북구청장 등이 노사협의합의안을 체결한 뒤 기념사진을 찍고 있다.

임 지부장은 공무원들도 노동자로서 의식을 가져야 한다고 강조했다. 또한, 현장도 중요하지만 중앙 조합의 역할도 주문했다.

그는 “공무원시험이라는 힘든 과정을 거쳐 들어온 엘리트들임에도 정작 노동자라는 인식을 하지 못하고 있는 현실”이라면서 “비정규직 문제 등 사회전반적인 노동문제가 우리의 문제인데 그런 인식을 하지 못하는 것이다. 그런 인식을 갖게 하는 것도 조합의 역할이라고 본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임 지부장은 “조합원들에게 바라는 것은 없다. 지부장을 비롯한 지부 간부들이 바로서야 한다고 생각한다”면서 “내가 어떻게 할 것인가? 지부장으로서 자세, 태도 등을 어떻게 할 것인지가 가장 고민이다. 조합원들을 위해 우리가 얼마만큼 하느냐가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요즘 말로, 임 지부장은 ‘뭣이 중헌지’ 알고 있다. 자신의 업무보다 300여 명 조합원들의 생존권을 위해, 노동조합 활동이 더 중요하기에 오늘도 현장을 발로 누비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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