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장] 세종충남본부 계룡시지부… 임원 평균 30대 중반 ‘젊은 지부’

“명실상부한 노동조합으로서 위상 세울 것”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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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무원U신문>이 전국공무원노동조합 본부와 지부를 찾아가는 ‘현장’ 코너를 연재합니다. 투쟁의 현장에서 묵묵히 역사를 써내려가고 있는 전국의 본부와 지부를 찾아 목소리를 전하는 ‘현장’ 코너는 공무원노조 조합원 독자들과 함께 만들어 갑니다. 투쟁의 현장에서 뵙겠습니다. /편집자 주

육군·해군·공군 3군 본부가 위치해 있는 충청남도 계룡시. 1990년 2월 계룡출장소에서 2003년 9월 논산시에서 분리되면서 시로 승격됐다. 계룡시는 타 시와는 달리 특별법으로 시로 승격됐다.

특히, ‘닭의 볏을 쓴 용을 닮았다’해서 이름 붙여진 계룡산은 대표적 명산이다. 두마면과 엄사면, 신도안면 등 3개면과 금암동 1개 동으로 구성된 계룡시 인구는 4만3천여 명. 시 공무원은 330여 명이 오늘도 국민들을 위해 참행정을 펼치고 있다.

이러한 계룡시 공무원들의 친구이자 벗인 전국공무원노동조합 계룡시지부 송영근 지부장을 만나기 위해 계룡시를 찾아야 마땅했지만, 사실 그러지 못했다. 송 지부장을 만난 곳은 14일 서울 마포 한복판. 그것도 홍대 앞 식당에서 점심 식사를 하며 이야기를 나눴다.

▲ 송영근 계룡시지부장.
▲ 송영근 계룡시지부장.

이날 조합에서 개최하는 ‘2016선동가학교’에 참가하기 위해 송 지부장이 서울로 온 것. 계룡시지부 사무실에서 만나지 못한 것이 못내 아쉽지만, 그로부터 듣는 계룡시지부 이야기는 어느 지부보다 솔직하고, 즐거웠다.

송 지부장은 첫 만남에 “어릴 적부터 지금까지 전형적인 A형으로 사람들 앞에 서는 것도, 어울리는 것도, 거기에 발언까지 한 다는 것은 상상하지도 못했었다”면서 “하지만, 지부장까지 하는 것을 보니 어릴 때 못해봐서 그런가 보다”고 웃음을 지었다.

송 지부장은 지난 개별노조 4년 동안 줄곧 사무국장을 맡아왔다. 이어 지난 6월 세종충남본부 계룡시지부 3기 지부장에 취임했다.

그는 “지난 4년 동안 사무국장 하면서 노조에 대한 애정이 생기더라”면서 “역사가 얼마 되지 않은 노조다 보니 전부터 내려오던 전통이나 틀이 없다. 노조로서 정체성, 인지도, 위상 등 제대로 된 노조를 만들어보고 싶고…”라며 웃었다.

송 지부장은 특히 “향후 공무원과 관련된 일이라면 무조건 계룡시지부와 상의해야 한다는 계룡시 조직 내 명실상부한 노조의 위상을 만들고 싶다”고 포부를 밝혔다.

계룡시지부는 지난 2012년 개별노조를 시작으로, 지난해 7월 전국공무원노동조합에 가입한 공무원노조 신규 가입 지부다. 딱 1년 됐다.

송 지부장은 공무원노조 가입에 대해 “개별노조 기간 동안 내부적인 문제제기와 투쟁과 함께 정치·사회적인 연대 투쟁의 필요함을 느꼈고, 전 지부장께서 적극적으로 추진해서 가입을 결정했다”면서 “사실 다른 단체도 고민했었지만, 공무원노조가 우리와 맞는다는 판단이었다”고 가입 이유를 설명했다.

그는 공무원노조 가입 이후 간부들의 의식이나 마음가짐이 많이 바뀌었다고 말했다.

그는 “사실 법외노조이기에 조합원들이 탈퇴하지 않을까 걱정했는데, 오히려 증가하는 추세”라면서 “법내에서 안주할 것이냐, 안 맞다면 법테두리를 깨고 나가서 싸울 것이냐라는 부분을 생각하니 답이 나오더라”고 밝혔다.

또한 “(공무원노조 가입 이후) 지부장을 비롯한 임원들의 의식 변화가 가장 큰 것 같다. 사실 개별노조로 남아 있었다면 성과퇴출제나 공무원법 개악 저지 투쟁에 크게 고민하지 않았을 수도 있다”면서 “우리와 관련된 직접적 문제부터 정치·사회적 연대 투쟁까지 폭 넓은 의식이 깊어진 것 같다”고 설명했다.

▲ 지난 6월 열린 계룡시지부 정기총회 및 3기 출범식.
▲ 지난 6월 열린 계룡시지부 정기총회 및 3기 출범식.

계룡시지부는 정말 젊다. 일단 지부장부터 젊다. 그의 나이 올해 40살이다. 30살에 공무원에 들어와 올해 딱 10년째다. 또한, 이번 3기 집행부를 구성하면서 운영위원부터 대의원들까지 젊은 세대들로 교체됐다. 20대부터 40대 초반까지 지부 임원 평균나이가 30대 중반이다.

송 지부장은 “임원부터 대의원까지 젊은 세대들로 다 구성했는데, 정작 사무국장을 선임하지 못했다. 사무국장으로 업무할 수 있도록 여건도 잘 만들어놨는데 다들 너무 부담스러워하는 것 같다”면서 “현재는 사무국장이 아닌 남녀 2명 사무차장으로 운영하고 있고, 향후 사무국장 선임에 좀 더 노력해야 할 것 같다”고 말했다.

계룡시 직원은 330명 정도. 이중 조합원은 173명. 6급 이상이 110명 정도 되니 거의 대부분 조합원이다.

그는 “후원회원까지 하면 220명 정도 되는데, 6급 이상 선배들이 퇴임하게 되면 10년 후 쯤에는 모두 조합원이 되지 않을까 싶다. 젊은 친구들과 모두 함께 할 수 있는 지부 분위기를 만들려 노력하고 있다”고 웃으며 말했다.

현재 그의 고민은 3가지다. 첫 째는 가정, 둘째는 업무, 셋째는 공무원이면 누구나 고민하는 승진이다. 물론, 지부장으로서 지부 운영에 대한 고민은 ‘연중무휴’이니 뒤로 하고….

송 지부장은 “이 세 가지 중 2가지는 그래도 어느 정도 해소됐다. 아이들이 3명이다. 막내가 3살인데 고스란히 저와 아내가 맡아 기르고 있다. 하지만, 아내가 그래도 지부장 한다고 할 때 선뜻 허락해줘 지금은 조금이나마 맘 편히 지부 활동을 할 수 있다”고 말했다.

또한, 승진의 경우는 ‘미련을 버리니 마음이 편해졌다’는 것. 그가 개별노조 사무국장 3년째일 때 그에게도 기회(?)가 찾아왔다.

인사부서에서 그에게 “이제 인사부서에서 일 하다가, 동기보다 더 빨리 승진하고…”라는 권유였다. 사실, 당시 2년 동안 사무국장도 했고 노조 위원장과 상의해 인사부서로 발령까지 났다.

하지만, 그 기회(?)는 하루도 가지 못했다. 발령 첫 날 부서 회식 자리에서 인사팀장의 “오너(단체장) 애로사항 처리 하는 게 힘들지만, 우리는 그에 대한 보답이 승진이다”라는 이 한 마디는 그의 마음을 다시 노동조합으로 돌려놨다.

송 지부장은 “그 날 인사팀장의 발언에 ‘이건 아니다’ 싶었다. ‘내가 잘못 결정했구나’ 싶었다. 바로 노조위원장을 만나 상의하고 노조를 다시 해야겠다고 마음을 먹었다”면서 “이러한 일들을 겪고 나니 승진에 대해서는 편해지더라”고 회상했다.

그는 “나머지 하나는 업무인데. 노조 일에 전력하다 보니 주위 동료들에게 피해를 주게 되더라. 동료들은 괜찮다, 괜찮다 하지만 그래도 마음이 편치 않은 것은 사실이다. 부서 동료들에게 미안한 마음뿐이다”고 말했다.

▲ 송영근 계룡시지부장이 청사 앞에서 성과퇴출제 저지 일인시위를 펼치고 있다.
▲ 송영근 계룡시지부장이 청사 앞에서 성과퇴출제 저지 일인시위를 펼치고 있다.

송 지부장은 “지부장이 하는 만큼 조합원들은 움직이는 것 같다. 대외적인 투쟁이든, 조직 내 투쟁이든…, 두 가지를 모두 잘 해야 한다는 부담도 있지만 무엇보다 ‘나 자신을 위한 거다’라는 마음가짐으로 임하고 있다”면서 “내가 맞다고 생각하고, 내가 하는 것이 조합원들 위한 것이라고 생각한다. 그러다 보면 좀 더 내공이 쌓이고, 좀 더 높은 투쟁도 펼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젊은 계룡시지부’라서 그럴까? 송 지부장은 조합에 젊은 세대에 맞는 투쟁 방식의 전환도 요구했다.

그는 “왜 꼭 빨간띠를 해야 하고, 선전·선동이라는 용어들이 사용되는지 묻는 운영위원들이 많이 있다. 사실 지금 젊은 세대들의 입장에서 학생·노동·사회 운동을 피부로 겪지 못한 세대들이기에 세대교체되고 있는 이 시점에서 젊은 조합원들에 맞는 투쟁 방법에 대해서도 교육과 고민이 필요하다”는 것.

송 지부장은 끝으로 조합원들에게 “지부장으로서 조합원들에게 피부로 와 닿을 수 있는 부분부터 꼭 이뤄낼 수 있도록 하겠다”면서 “많이 가입해달라. 맞다고 생각이 들면 동료들과 손잡고 와서 가입하고, 같이 동참해주고, 참여해줬으면 좋겠다”고 주문했다.

그는 인터뷰를 마치고, 선동가학교가 열리는 장소로 이동했다. 그의 뒷모습을 보면서 멀지 않은 시점에 명실상부한 ‘계룡시지부’의 위상이 꼭 세워지길 기대해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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