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장] 충북본부 진천군지부… ‘생거진천지부’ 꿈꾼다

부활을 알리는 ‘새순’이 새롭게 돋아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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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무원U신문>이 전국공무원노동조합 본부와 지부를 찾아가는 ‘현장’ 코너를 연재합니다. 투쟁의 현장에서 묵묵히 역사를 써내려가고 있는 전국의 본부와 지부를 찾아 목소리를 전하는 ‘현장’ 코너는 공무원노조 조합원 독자들과 함께 만들어 갑니다. 투쟁의 현장에서 뵙겠습니다. /편집자 주

‘생거(生居)’란 형용사형 용어로 ‘살기 좋은 곳’ 또는 ‘살아서 좋은 곳’이라는 의미다. 충청북도에 위치한 진천이 바로 ‘생거진천’이다. 진천에서 살고, 죽은 후에는 용인으로 간다는 ‘생거진천 사거용인(生居鎭川 死居龍仁)’이라는 말이 진천이 예로부터 살기 좋은 고장임을 반증해 주고 있는 것이다. 진천군은 이 ‘생거’라는 말을 특허청으로부터 등록받아 상표로 사용하고 있다.

이러한 유래를 가진 진천 행정의 중심인 진천군청을 지난 11일 찾았다. 공무원노조 사무실에서 만난 김정수 지부장은 환한 얼굴로 맞이해줬다. 성과퇴출제 폐지 삭발 투쟁으로 짧은 머리임에도 불구하고 얼굴에는 후덕한 웃음이 가득했다.

오전 8시30분. 서울남부터미널을 출발한 버스에 몸을 싣고 지방이라는 생각에 오래 걸리겠다 싶었지만, 그리 오래 걸리지 않았다. 오히려 서울남부터미널까지 가는 시간이 더 걸리지 않았나 싶다.

▲ 김정수 충북본부 진천군지부장.
▲ 김정수 충북본부 진천군지부장.

인터뷰 도중 김 지부장이 “다른 시군에 비해 진천은 오히려 인구가 늘고 있다. 공장도 많고, 농업 인구도 많고, 귀촌·귀농하는 사람까지 늘고 있다. 늘어나는 인구에 공무원들의 업무량이 타 시군에 비해 130%를 넘어서고 있다”고 말했다.

그도 그럴 것이 수도권과 멀지 않고, 살기 좋은 ‘생거 진천’이기에 충분히 그럴 수도 있겠다라는 생각이 들었다.

김 지부장은 IMF 바로 전 해인 1996년 공직에 입직했다. 올 4월 딱 20년을 채웠다. 올해 나이 44살. 젊다. 젊지만, 공직에서의 생활과 공무원노조 활동은 어느 누구보다 연륜이 깊다.

그는 진천군지부 초창기부터 노조활동을 시작했다. 면사무소 시절 호형호제 하던 분으로부터 권유를 받고 시작했고, 지금은 공무원노조 진천군지부 재선 지부장이다.

김 지부장은 “권유했던 형님이 현 정덕희 부지부장이다. 직장협의회때는 직책 없이 조합원이었고, 노조 설립하면서부터 교육선전부장을 맡았다”면서 “사무국장을 거치지 않고 부장에서 바로 지부장이 됐다”고 웃으며 말했다.

김 지부장은 지난 2004년 공무원노조 총파업 시절 해직됐다. 3년 동안의 해직자 신분을 거쳐 2007년 복직됐다.

그는 “해직시절 3년, 참 힘들었다. 복직해서도 마음적으로 편하지 않았다. 복직 후 민원실에서 3~4년 근무 했는데, 노조에 그리 적극적이지 못했다”며 “새로운 직원들이 많이 들어오면서 낯설어지기도 했다”고 회상했다.

김 지부장은 “총파업 이후 해직자가 생기면서 노조 활동이 위축되고 있다는 것을 느꼈다. 그 전에는 군수실 앞에서 며칠 동안 연좌농성도 하고 낙하산 사무관 저지, 기자실 폐쇄 등 뜨거운 투쟁을 펼쳤는데…”라며 해직여파가 상당했음을 말했다.

▲ 진천군지부 6기 출범식.
▲ 진천군지부 6기 출범식.

그래도 진천군지부에는 부활을 알리는 ‘희망의 새순’이 돋아나고 있었다.

김 지부장은 “해직사태 이후 노조와 조합원과의 사이가 분리가 되고, 함께 해야 함에도 노조가 가장 지양해야 할 ‘자판기식 노조’가 되어가고 있다는 것을 느낄 때 가장 안타까웠다”면서 “솔직히 지난해까지 힘들었다. 하지만, 조금씩 나아지고 있다”고 말했다.

그는 “진천에서 비상대책위원회를 꾸린다는 것은 용납할 수 없는 분위기 였고, 당시 첫 지부장에 취임했을 때는 어디서 어떤 것부터 해야 할지 잘 몰랐다. 하지만, 2번 째 지부장을 시작하니 이제 뭘 해야 할지 알 것 같다. 그것은 신규임원 발굴 이더라”면서 “현재 운영위원 8명과 함께하는 젊고 신선한 노조를 만들어 가고 있다”고 웃으며 말했다.

김 지부장은 운영위원 선임에 있어서 기존 과 별로 추천 받는 것이 아닌, 직별로 운영위원들을 만들어 갔다. 환경직, 토목직, 세무직, 전기직 등 다양한 직별을 쫓아다니며 얘기하고 설득했다. 다행이도 그 중 같은 생각을 하고, 함께 할 수 있는 이들이 바로 8명의 운영위원들이었다.

김 지부장은 “진천군지부는 지금 막 다시 파릇파릇 살아나려는 상태다. 공을 들이고 있다. 그래서, 진천군지부는 현재 새싹이다. 새순이 돋아나려는 상태다”고 말했다.

특히, 그는 “그 동안 대외적인 활동에 치우쳤다면, 이번 임기에는 운영위원들과 함께 하는, 그래서 조합원들이 승리의 맛을 하나씩 맛보고, 예전의 정말 열심히 했던 공무원노조 진천군지부로 돌아 갈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할 계획이다”고 강조했다.

그러면서도, 김 지부장은 예전의 과오들은 다시는 범하지 않아야 한다고 경계했다.

김 지부장은 인터뷰 내내 ‘교육’의 중요성에 대해 강조했다.

대한민국 역사 교육을 더욱 냉철하게 비판했다. 현 대한민국의 우민화 교육이 전 사회적으로 국민과 민중들을 냉혹한 현실로 내몰고 있다는 것이다.

김 지부장은 “대한민국의 교육은 초등학교부터 대학교까지 ‘남의 말을 잘 들어라’는 것이다. 또, 자본가로부터 감별 받는 식이다. 서열을 나누고, 꿈을 없애고, 친구사이를 분리시키고, 따로 따로 공부하는 이러한 우민화 교육이 사회문제로까지 번지고 있는 것”이라고 강조했다.

특히, 김 지부장은 노동운동에 있어서도 “노동자의식이 노동조합 활동에 있어 굉장히 중요하다. 철학적 의식이 없으면 하다가 그만 두거나, 내이익에만 치우치거나, 소위 ‘어용’으로 빠지는 경우가 많다”면서 “노동자성, 노조운동 의식 등을 이해할 수 있는 교육과 함께 역사 문제를 바로 세우는 것이 최우선이다”고 강조했다.

▲ 김정수 지부장이 성과퇴출제 투쟁 삭발을 하고 있다.
▲ 김정수 지부장이 성과퇴출제 투쟁 삭발을 하고 있다.

공직사회 최대 현안인 성과퇴출제 투쟁에 있어 김 지부장은 “자신이 C등급을 받거나, 퇴출대상자로 낙인찍혀 공직을 나가게 된다면 그것은 씻을 수 없는 치욕이다. 이걸 노리고 정권은 성과퇴출제를 강행하는 것이다. 우리끼리 경쟁시키는 것”이라면서 “최근 군수와 면담을 갖고 성과급제 공동대응, 정기적 노사협의회 추진, 지부사무실 문제 해결 등을 공식적으로 요구했다. 늦어도 12월까지 마무리 할 계획이다”고 말했다.

김 지부장은 본부와 중앙 조합의 역할에 대해서도 언급했다.

그는 “조직 내 위기가 왔을 때 얼마나 관리를 잘 해나가느냐가 본부의 가장 큰 역할”이라면서 “조직이 갈라져야 할 위기 때나, 지부별 의견 대립이 있을 때 본부에서 지원하고, 지부장들의 유기적 협조가 얼마나 잘 이뤄지느냐가 지역본부가 살아 있는지 없는지 판단할 수 있는 잣대가 될 수 있기 때문이다”고 말했다.

또한, 중앙 조합에서는 “정권과 집권여당(새누리당)을 제대로 꼬집을 수 있는 정치적 투쟁도 병행되어야 한다”면서 “(우리의 당면한 투쟁도 중요하지만) 국민들에게 이들의 잘못을 제대로 이해시킬 수 있는 투쟁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김 지부장은 조합원들과 운영위원들에게 “능동적으로 깨어 움직였으면 좋겠다. 사업개발도 함께 하고, 정책도 함께 세워 이끌어 나갔으면 좋겠다. 노조 지부장, 임원들 모두 동료이고 친구다. 잘하면 칭찬하고, 잘못하면 지적하면서, 함께 해 나갈 수 있으면 좋겠다”고 끝을 맺었다.

인터뷰를 마치고 김 지부장은 곧바로 음성으로 향했다. 당시 사드배치 유력 후보지 였던 음성에서 반대 집회에 동참하기 위해서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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