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울산 동구지부 노래패 ‘비상’ 글·곡… 공무원 자긍심 담아[이달의 노래] ③철밥통
오경희 문화부장  |  gnews20@gma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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승인 2016.06.30  17:17: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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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국공무원노동조합 조합원들에게 보다 많은 민중가요를 소개하고, 그 배경과 역사적 의미뿐만 아니라, 현재 우리가 어떻게 살아가야 할지를 함께 고민해 보기 위해 매월 <공무원U신문>을 통해 <이달의 노래>를 소개하는 코너를 마련했습니다. 월별로 꼭 기억해야 할 일을 중심으로 선곡하고 노래를 소개하니 많은 관심 부탁드립니다.

공무원노조가 창립한 2002년부터 2004년까지의 기간은 ‘공무원노조의 르네상스 시기’라 해도 과언이 아니다. 공무원노조 조끼를 입고 청사에 다니면 모두가 반겨 인사해 주던 시기, 노조 행사에도 많은 조합원들이 모였고 함께 “투쟁!”을 외치며 ‘임을 위한 행진곡’을 배워 부르던 시기, 무슨 일을 해도 북적북적하고 신이 났던 시기, 그래서 무엇이든 할 수 있을 것 같은 자신감으로 넘쳐나던 시기였다. 그 중에 가장 주목할 만한 일은 문화패의 활성화였다.

흥도 많고 재주도 많은 공무원들이 그동안 억눌렸던 감정을 노래, 율동, 풍물, 모듬북 등 다양한 형태의 문화매체에 두각을 보이며 전국적으로 문화패가 결성되고 전국 집회에서 선을 보이기도 했다. (지금은 손에 꼽는 동지들만 문화패를 하고 있지만 그 때는 지부별로 거의 1개 이상의 문화패가 활동을 하고 있을 때였으니, 상상만 해도 행복해지는 때였다.) 모임을 하면서 서로가 동지임을 확인하고. 공무원노동자로서의 자긍심이 높았던 시기였다.

그 시기에 결성되어 활동하던 문화패 중에 울산본부 동구지부 노래패 비상이 있었다. 지금은 이름만 남은 노래패지만 당시에는 상당한 노래실력을 갖추고 있었고 노동의 메카 울산의 명성에 걸맞게 지역 및 현장강화 활동에도 앞장섰던 훌륭한 노래패였다. 그들이 만든 노래가 바로 “철밥통”이다.

   
 

철밥통
울산본부 동구지부 노래패 비상 글/곡

모르는 사람들은 우릴 보고 철밥통이라 하지
정리해고 태풍에도 끄떡없는 보증수표
모르는 사람들은 우릴 보고 복지부동한다 하지
시키는대로 주는대로 먹고 사는 살살이 충복
하지만 하지만 그건 모르는 소리
구조조정에 명퇴
몸뚱아리 하나로 발 빌어먹는 월급쟁이
사람들아 사람들아 우리도 밟으면 꿈틀하고
맞으면 주먹 움켜쥘 당당한 노동자

노래패 비상 동지들이 만든 노래 철밥통을 잘 들어보면 ‘훗’ 웃음이 새어나온다. 노래를 전문적으로 하던 사람들이 아니고, 화성악이니 뭐니 제대로 배운 사람들이 아니어서 음표의 쓰임도 단조롭고 가사도 단순해서 명곡 같은 느낌은 없다.

그러나 이 노래를 듣고 있으면 분명히 행복해지는 기분에 빠지고 만다. 2002년 당시 ‘공무원노동자로서의 자긍심을 회복하고자 했던’ 우리의 마음이 잘 담겨 있기 때문이고, 그야말로 진심이 담긴 ‘공무원노동자들의 노래’이기 때문이다.

“공무원=철밥통”

요즘도 많이 듣는 말이다. 그리고 아마도 매우 듣기 싫은 말이기도 할 것이다.

일반 대중들이 공무원을 보기에는 참 편하고 먹고 노는 직업으로 인식하고 절대 깨지지 않는 밥그릇이라는 비하적 표현으로 철밥통이라고 쉽게 불렀다. 나라에서 시키는대로 영혼없이 일하기를 강요당했던 공무원노동자의 삶은 ‘복지부동’한 것으로 매도되었다.

그러나 “공무원도 노동자다 노동3권 쟁취하자!”를 외쳤던 그 마음으로 공무원노동자의 자긍심을 회복하기 위해 우리는 투쟁했고, 부조리한 것에 맞서 싸워나가는 투쟁의 주체가 되기 위해 공무원노조 사수를 위해 온 힘을 다해 투쟁을 해 왔다.

   
 

지금 우리의 현장을 돌아보자.
헌법에 보장된 직업공무원제는 사실상 해체의 수순을 밟고 있다.

공무원노동자들이 하던 업무들 중 많은 부분이 민간으로 위탁되었고, 시간제공무원을 비롯하여 공직사회 내 비정규직이 점차 늘고 있다. 성과연봉제가 5급에 시행되었고 공공행정을 수행하는 공무원들에게 개인별 평가를 통해 등급이 매겨지고 강제할당 C등급 10%에 대해 공직배제를 하겠다고 한다.

누가 우리의 노동을 등급으로 나누고, 점수로 환산하고, 일자리를 빼앗고, 동료들간 경쟁을 통해 서로를 질시하도록 강제하는가. ‘철밥통’도 아니고, ‘복지부동’하지 않은, 부정에 맞서 당당히 투쟁하는 공무원노동자를 선언했던 우리가 지금 해야 할 일은 무엇인가.

공무원노조는 지금 성과급제 폐지, 퇴출제 저지 투쟁에 온 힘을 다하고 있다.

김주업 위원장을 비롯한 임원단 삭발에 이어 각 본부 및 지부에서 투쟁을 결의하며 본부장, 지부장들의 삭발이 잇따랐다. 공무원노조 각 현장은 조합원 간담회, 부서순회, 1인시위, 부서별 피켓시위, 중식시간 작은 음악회, 대중기행, 체육대회, 각종 수련회 등 다양하고 획기적인 방식으로 조합원과 함께 긴 호흡을 하고 있다. 박근혜 정권의 공직사회 성과퇴출제 도입에 맞선 공무원노동자들의 길고 험난한, 그러나 반드시 승리하고 말 투쟁이 진행되고 있는 것이다.

단결투쟁! 단결만이 답이고, 투쟁만이 살길이다.

“공무원노동자”로 살기 위해 세웠던 우리의 깃발, 그 깃발을 다시 한번 움켜쥐고 공무원노동자의 생존권을 지키고 공무원노동자의 자긍심을 회복하기 위해 성과급제 폐지 투쟁, 공무원 강제퇴출제 저지 투쟁에 온 힘을 다해 투쟁을 해 가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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