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특별기고] 20대 총선 결과를 보고

큰 단결과 단호한 투쟁으로 스스로 권력 창출하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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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공무원노조 정책연구원 강영구 부원장
▲ 공무원노조 정책연구원 강영구 부원장

지난 총 19번의 총선에서 현재의 야권이 이긴 선거는 5대 총선과 7대 총선이 전부입니다. 5대 총선은 1960년 4·19 혁명 직후 치러졌고 17대 총선은 노무현 대통령이 탄핵소추된 속에서 치러진 것으로 결국 혁명적 시기나 비정상적 상황에서나 야당이 이길 수 있었다는 얘깁니다. 그런데 이번 20대 총선에서 국민들은 여소야대 국회를 만들었습니다. 야당의 분열로 인해 당초 새누리당의 180석 확보가 전망되고 따라서 개헌선 저지를 위해 단일화해야한다는 얘기가 나오던 상황이었음을 고려하면 가히 선거혁명입니다.

이번 새누리당의 참패로 끝난 선거결과를 두고 외국 언론들도 비상한 관심을 보였습니다. 미국 <뉴욕 타임스>는 “군부 독재자의 딸인 박근혜 대통령은 매우 불화를 일으키는 대통령이었으며, 규제 완화와 노동법 개혁을 통한 경제회복 및 일자리 창출의 실패를 의회의 교착 상태 탓으로 비난해왔다. 이번 선거 결과는 그에 대한 거부였다”고 분석했으며 영국 <BBC> 방송은 새누리당의 패인으로 “첫째, 노동자들을 해고 위험으로부터 보호해주는 법적 장치들을 경쟁력 약화의 원인으로 지목해 무력화하려 했고, 둘째, 좌파 성향의 야당과 정치적 반대자들을 친북으로 몰아 탄압했기 때문”이라고 분석했습니다.

결국 20대 총선 결과는 깊어진 소득 불평등과 치솟는 청년 실업률 등 경제적으로 무능한 박근혜 정권에 대한 국민들의 커다란 분노의 표출이자 저성과자 퇴출 등 노동개악 강행에 대해 노동자가 울린 조종이며, 테러방지법과 역사교과서 국정화 및 세월호 진상규명 외면 그리고 위안부 합의 등 박근혜정권의 오만과 독선에 민중이 내린 심판입니다.

그렇다면 박근혜정권은 이번 총선 결과를 겸허히 받아들이고 지금까지 일방적으로 추진해 온 “독재회귀”와 ‘반노동, 반민생’ 정책 일체를 중단하고 폐기하는 것만이 진정성 있게 총선 결과에 책임지는 유일한 길입니다. 사실 쉬운 해고와 파견확대를 위한 정부의 노동개혁만 하더라도 정규직은 물론 비정규직의 고통을 가중시킬 뿐임은 이미 예견된 일입니다. 정부의 성장 위주 정책기조에 대해 국제기구에서 이미 한계에 이르렀다고 지적했으며 전 세계 부자들의 모임인 “세계경제포럼”도 소득 주도 성장을 얘기하고 있습니다.

그러나 국정 실패에 따른 심판을 받은 박 대통령은 아직 정신을 못차린 것인지 총선 참패 직후 나온 국무회의 첫 공식발언이 흔들림 없는 ‘노동개혁’ 추진이었으며 한·노르웨이 정상회담에서도 “여러 가지 어려움이 있지만 노동개혁은 반드시 추진하겠다”고 밝혔습니다. 이것은 노동자, 민중이 4·13 총선을 통해 혁명적 시기 또는 비정상적 상황에서나 일어났던 여소야대 국회를 만들어 엄중 경고했음에도 불구하고 노동개혁만큼은 양보하지 않겠다는 의지를 드러낸 것으로 노동자, 민중에 대한 선전포고나 다름없습니다.

하지만 우리는 이미 알고 있었습니다. 다만 역대 선거 결과를 비롯해 특히 야권이 분열하는 등 너무도 어려운 조건이었기에 예상과 다른 선거결과에 도취되어 잠시 흥분도 했지만 저들은 어떤 상황에서도 지금까지의 국정방향을 바꾸지 않을 것이라는 것을 우리는 이미 알고 있었습니다. 그렇다면 이제는 우리입니다. 우리는 준비되어 있는가? 이런 대중의 뜻을 관철할 힘이 있는가? 권력을 창출하고 인간다운 세상을 위한 준비가 되어있는가?

…… 아직 부족합니다. 다만, 이번 선거를 통해 우리는 순간순간 의심도 했지만 확실한 믿음을 갖게되었습니다. 바로 저들이 아무리 정치적 무관심을 획책하고 정치를 독점하려해도 모두의 예상을 깬 이번 총선처럼 대중은 결국 분연히 일어선다는 믿음입니다. 이 믿음 하나 움켜쥐고 각자의 현장에서 보다 크게 단결하고 보다 단호하게 투쟁하여 스스로 권력을 창출하는 날까지 투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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