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무원노조, 27일 서울역서 ‘성과급제 폐지, 퇴출제 저지’ 투쟁대회

“전 조합원 하나의 심장, 하나의 마음으로 투쟁 나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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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료간 차별하는 성과급제 폐지! 공직사회 파괴하는 퇴출제 저지!”

27일 오후, 서울역 광장을 가득 메운 공무원노동자들의 함성은 그 어느 때보다 우렁찼다. 정부가 지난 해부터 공직사회에 일방적으로 밀어붙이고 있는 성과주의 확대 정책에 대한 공무원들의 분노가 이날 서울역광장에 결집됐다.

전국공무원노동조합이 이날 오후 1시 서울역 광장에서 개최한 ‘성과급제 폐지, 퇴출제 저지 2.27총력투쟁대회’에는 5천여 명의 조합원이 모여 성과급제 확대와 퇴출제에 대한 반대 의사를 분명히 했다.

▲ 27일 오후 1시 서울역 광장에서 열린 전국공무원노동조합 ‘성과급제 폐지, 퇴출제 저지 2.27총력투쟁 결의대회’에서 조합원들이 피켓을 들고 구호를 외치고 있다. 사진=정재수 기자
▲ 27일 오후 1시 서울역 광장에서 열린 전국공무원노동조합 ‘성과급제 폐지, 퇴출제 저지 2.27총력투쟁 결의대회’에서 조합원들이 피켓을 들고 구호를 외치고 있다. 사진=정재수 기자

공무원노조 박중배 사무처장은 “지난 해 우리의 노후 연금을 강탈해 간 정부가 이제 객관적 기준도 없이 성과평가를 통해 우리 임금을 앗아가고 퇴출까지 시키겠다고 협박하고 있다. 오늘 이 자리는 성과급을 폐지하고 임금으로 환원하는 투쟁을 선포하는 자리”라며 대회 시작을 알렸다.

공무원노조 김주업 위원장은 대회사에서 일제말기를 사례로 들며 “세월호와 메르스사태, 노동개악 시도 등 박근혜 정권의 파쇼적 형태에도 불구하고 콘크리트 지지율 등 현실은 암울해 보이지만 역사적 경험에서 확인했듯 지금 이 순간은 박근혜 정권의 마지막 숨통이 끊어지기 직전”이라며 “우리의 큰 적은 정권의 꼼수나 탄압이 아니라 승리에 대한 의심이다. 조합원들에 대한 의심, 조직과 지도부에 대한 의심이 정권의 탄압이나 꼼수보다 더 무섭다”고 지적했다.

이어 “투쟁의 주체로서 공무원노조 14만 대오가 하나의 심장, 하나의 마음으로 뭉쳤을 때 그 어떤 투쟁에서도 승리할 수 있다. 동지를 믿고 조합원을 믿고 조직과 지도부를 믿고 중단 없이, 긴장 늦추지 말고 싸우자”고 호소했다.

▲ 27일 오후 1시 서울역 광장에서 열린 전국공무원노동조합 ‘성과급제 폐지, 퇴출제 저지 2.27총력투쟁 결의대회’에서 김주업 공무원노조 위원장이 대회사를 하고 있다. 사진=정재수 기자
▲ 27일 오후 1시 서울역 광장에서 열린 전국공무원노동조합 ‘성과급제 폐지, 퇴출제 저지 2.27총력투쟁 결의대회’에서 김주업 공무원노조 위원장이 대회사를 하고 있다. 사진=정재수 기자

민주노총 최종진 위원장 권한대행과 공공운수노조 조상수 위원장도 격려사와 연대 발언을 위해 무대에 올랐다. 최종진 권한대행은 지난 해 민중총궐기 등의 투쟁을 통해 노동개악 5법의 국회 통과를 막아냈던 성과를 언급하며 “박근혜 정부가 기어이 불법적, 독재적 행정지침을 강행하며 민중과 노동자를 옥죄고 있다. 국정원 등을 동원해 관권 부정선거로, 정통성도 정당성도 없이 탄생한 박근혜 정권이야말로 공약 파기, 거짓의 저성과자로 해고돼야 한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최 권한대행은 “올해 광범위한 구조조정 등 힘든 싸움이 기다리고 있다. 연대투쟁만이 우리의 살 길이다. 전국공무원노동조합이 공직사회 성과급제·퇴출제 반드시 막아내고, 온전한 노동삼권 쟁취하는 투쟁에 민주노총도 함께 싸우겠다”고 밝혔다.

조상수 위원장은 “박근혜 정부가 공무원에게 도입하려는 성과퇴출제와 공공부문 노동자에게 도입하려는 성과연봉제의 문제점은 똑같다. 공공부문 노동자들이 협력이 아닌 경쟁을 한다면 안전하고 안정적인 서비스를 국민에게 제공할 수 있겠는가”라며 “성과주의 폐지 투쟁은 공무원, 공공 노동자의 고용뿐 아니라 대한민국의 공공성을 지키는 투쟁이다. 민주노총과 공무원노조, 공공운수노조, 전교조, 보건의료노조가 공동 투쟁을 결정해 대책위를 구성했다. 국민의지지 받으면서 멋진 투쟁 함께 만들어가자. 공무원노조와 어깨 걸고 힘차게 투쟁하겠다”는 연대 발언을 했다.

▲ 27일 오후 1시 서울역 광장에서 열린 전국공무원노동조합 ‘성과급제 폐지, 퇴출제 저지 2.27총력투쟁 결의대회’에서 조합원들이 피켓을 들고 구호를 외치고 있다. 사진=정재수 기자
▲ 27일 오후 1시 서울역 광장에서 열린 전국공무원노동조합 ‘성과급제 폐지, 퇴출제 저지 2.27총력투쟁 결의대회’에서 조합원들이 피켓을 들고 구호를 외치고 있다. 사진=정재수 기자

대회에서는 공무원노조 전남본부 곡성지부의 '청이사랑', 고려대 사범대 율동패 ‘비상’의 율동 공연과 공무원노조 조합원들로 구성된 ‘공무원노조 합창단’의 공연도 진행되며 대회 분위기를 한껏 고조시켰다. 특히 '공무원노조 합창단'은 이 대회를 위해 수일 간 합숙 연습을 하는 등 열성적인 준비 끝에 무대에 오른 것으로 전해져 환호를 받았다.

현장투쟁 발언을 위해 공무원노조 부산본부의 최현오 사무처장과 공무원노조 가입 투표를 앞두고 있는 광주광역시노동조합 강승환 위원장, 공무원노조 울산본부 임현주 지부장이 단상에 올랐다.

최현오 사무처장은 부산본부에서 전개하고 있는 성과급제 폐지와 퇴출제 저지 1인 시위와 조합원 피켓 시위 등에 대해 전하며 참여 조합원이 점점 늘고 있다고 말했다. 최 사무처장은 “이번 싸움의 핵심은 조합원의 동력과 참여다. 전 조합원이 성과평가 이의신청과 반납투쟁에 함께 참여할 때 승리할 수 있다. 간부들이 신념을 가지고 조합원 속으로 달려가자”고 외쳤다.

▲ 27일 오후 1시 서울역 광장에서 열린 전국공무원노동조합 ‘성과급제 폐지, 퇴출제 저지 2.27총력투쟁 결의대회’에서 공무원노조 합창단원들이 공연을 펼치고 있다. 사진=정재수 기자
▲ 27일 오후 1시 서울역 광장에서 열린 전국공무원노동조합 ‘성과급제 폐지, 퇴출제 저지 2.27총력투쟁 결의대회’에서 공무원노조 합창단원들이 공연을 펼치고 있다. 사진=정재수 기자

지난 23일 대의원대회를 통해 전국공무원노동조합 가입을 결정하고 3월 9일부터 11일간 찬반투표를 준비 중인 광주광역시노동조합의 강승환 위원장은 “이번이 공무원노조 가입 3번째 시도다. 그동안 국정원과 행자부가 온갖 불이익 협박과 회유로 투표를 방해했지만 지난 대대에서 가입 투표 진행을 통과시켰다. 지난 공무원연금 투쟁과 성과급 투쟁에서 단위노조로서 집회에 참석했지만 더 크게 뭉치지 않고는 어렵다고 판단했다”고 밝혔다.

이어 “나와 간부들의 안위가 아니라 먼 미래와 조합원들의 미래를 생각하면 투쟁기조와 사업방침, 운영에서 공무원노조를 선택하는 것이 조합원을 실망시키지 않는 선택이라 확신한다. 다음 대회 때는 공무원노조와 같은 깃발 들고 함께 할 수 있도록 하겠다”고 말해 큰 박수를 받았다.

울산북구 임현주 지부장은 “지부장이 된 지 겨우 4개월째다. 처음 시작할 때는 조합원들 만나는 것 주저했지만 조합의 지침 설명하고 성과 평가의 부당성 설명하니 조합원들이 공감하고 예상한 것 이상으로 지부 믿어주고 투쟁에 공감하고 있었다. 지금 당장 조합원들을 만나자, 성과급제의 부당함에 대해 한 목소리를 내며 우리 분노를 조직해서 보여주자”고 말했다.

▲ 27일 오후 1시 서울역 광장에서 열린 전국공무원노동조합 총력투쟁 결의대회에서 위원장 및 각 지역 본부장들이 ‘성과급제 폐지, 퇴출제 저지 상징의식을 펼치고 있다. 사진=정재수 기자
▲ 27일 오후 1시 서울역 광장에서 열린 전국공무원노동조합 총력투쟁 결의대회에서 위원장 및 각 지역 본부장들이 ‘성과급제 폐지, 퇴출제 저지 상징의식을 펼치고 있다. 사진=정재수 기자

7기 본부장들과 당선된 8기 본부장들, 위원장과 부위원장들이 이의신청서 박스를 들고 무대로 올라와 릴레이 결의발언을 하는 순서에서 대회에 모인 참가자들의 결의는 최고조에 올랐다.

이들은 “저성과자 정부가 정당한 공무원노동자를 평가할 수 없다”, “박근혜 독재정권 하에서 위협받고 있는 민중의 삶과 공무원노동자의 삶을 지켜내는 것이 공무원노조의 사명이다”, “전 조합원이 똘똘 뭉쳐 성과급제 박살내자”, “성과급제 폐지 투쟁은 정권의 시녀가 될 것인지 국민의 공무원이 될 것인지 기로에 선 싸움” 등 발언을 통해 투쟁 결의를 밝혔다.

이어 ‘더큰 단결’, ‘더큰 연대’, ‘동지를 믿고’, ‘조직을 믿고’, ‘투쟁, 승리’ 의 다섯 개의 공을 대오의 뒤에서부터 무대 앞까지 굴려 전달하고, 이 공으로 성과급제, 퇴출제 벽을 깨뜨리는 상징 의식 진행했다.

▲ 27일 오후 1시 서울역 광장에서 열린 전국공무원노동조합 ‘성과급제 폐지, 퇴출제 저지 2.27총력투쟁 결의대회’에서 조합원들이 공무원노조 진군가를 부르고 있다. 사진=정재수 기자
▲ 27일 오후 1시 서울역 광장에서 열린 전국공무원노동조합 ‘성과급제 폐지, 퇴출제 저지 2.27총력투쟁 결의대회’에서 조합원들이 공무원노조 진군가를 부르고 있다. 사진=정재수 기자

투쟁결의문에서 공무원노조는 “박근혜 정권의 ‘공직사회 성과급제·퇴출제’가 민간노동의 ‘쉬운해고’와 다르지 않다”며 “대한민국 전체 노동자들의 명운이 걸린 노동법을 일방적으로 개악할 경우 전체 노동진영과 함께 총파업까지 연계하는 총력 투쟁을 결의한다”고 밝혔다. 또한 성과평가에 대한 전면 거부 투쟁, ‘이의신청투쟁’을 전개하고 “개인별 차등지급되는 성과급이 균등분배되어 실질적 임금으로 전환될 수 있도록 ‘반납투쟁’을 하겠다”고 결의했다.

대회를 마친 공무원노조는 4차 민중총궐기 장소인 서울 시청광장까지 가두행진을 하며 서울시민들에게 선전전을 펼쳤다.

▲ 전국공무원노동조합 조합원들이 결의대회를 마친 후 서울역에서 4차 민중총궐기가 열리는 시청광장으로 행진을 하고 있다. 사진=정재수 기자
▲ 전국공무원노동조합 조합원들이 결의대회를 마친 후 서울역에서 4차 민중총궐기가 열리는 시청광장으로 행진을 하고 있다. 사진=정재수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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