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터뷰] “경찰 등 관련자들 꼭 대가 치러야… 소중한 분들 정당한 대접 받길”

백남기 농민 막내딸 백민주화 씨 “기적 일어났으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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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한민국에 정의가 살아 있다면, 아버지를 저 지경으로 만든 경찰 책임자들의 공정한 수사와 처벌이 있어야 한다. 특히, 강신명 경찰청장의 무책임한 발언과 관련자들의 침묵 혹은 막말은 꼭 대가를 치러야 한다”

지난해 11월14일 제1차 민중총궐기 당시 경찰의 직사 물대포를 맞고 100일 가까이 사경을 헤매고 있는 백남기 농민의 막내 딸 백민주화 씨의 심정이다.

백씨는 현재 네덜란드에 머물고 있다. 지난해 12월 백씨는 네덜란드인인 남편과 아이, 시댁 어르신들을 먼저 보내고 2주 정도 아버지 곁을 더 지키다가 돌아갔다.

▲ 지난해 11월 14일 열린 1차 민주총궐기 집회 당시 경찰이 쏜 직사 물대포에 백남기 씨가 맞고 쓰러져 있다. 사진=김상호 기자
▲ 지난해 11월 14일 열린 1차 민주총궐기 집회 당시 경찰이 쏜 직사 물대포에 백남기 씨가 맞고 쓰러져 있다. 사진=김상호 기자

인터뷰는 이메일을 통해 진행됐다. 백씨는 네덜란드로 돌아가서도 아버지의 쾌유를 바라는 일인시위를 펼치고 있다.

백씨는 “멀리서 할 수 있는 일이 별로 없어 체류허가증 받자마자 일인시위를 시작했다. 교민분들이 자발적으로 찾아오셔서 결국 일인시위가 아닌 여럿이서 연대시위를 할 수 있었다. 평생 감사할 일이다. 지금은 추워진 날씨에 잠시 중단했지만, 날이 풀리면 다시 나갈 것이다”고 말했다.

백씨는 100일 가까이 의식을 찾지 못하고 있는 아버지에 대한 기적을 놓지 않고 있다.

백씨는 “아버지에게, 또한 우리가족에게 기적이 일어나면 좋겠다. 그러지 않을 거라면 아버지가 고통 없이 편안하게 쉬고 계시길 기도하고 있다”면서 “3개월이 넘어가도록 무반응과 무대응으로 일관하는 정부와 관련자들을 도무지 이해 할 수 없다”고 강조했다.

백씨는 “한편으로 처벌은커녕 사과 한 마디 없는 상황에 대응할 방법이 없이 기다릴 수 밖에 없는 현실이 답답하고 억울하다”고 호소했다.

▲ 백남기 농민 막내 딸 백민주화 씨가 지난해 12월 1일 서울 종로구에서 열린 청운효자동 주민센터 앞에서 열린 기자회견 중 눈물을 흘리고 있다. 사진=김상호 기자
▲ 백남기 농민 막내 딸 백민주화 씨가 지난해 12월 1일 서울 종로구에서 열린 청운효자동 주민센터 앞에서 열린 기자회견 중 눈물을 흘리고 있다. 사진=김상호 기자

백씨는 현재 진행되고 있는 백남기 농민 쾌유 기원 전국 도보순례에 참가하지 못하는 현실을 안타까워했다.

백씨는 “언니가 (도보순례에) 합류하고 있는 것으로 알고 있다. 멀리서나마 페이스북으로 소식 공유하고 응원하는 걸로 대신하고 있다. 한국에 있었더라면 처음부터 끝까지 걸었을 것이다”고 말했다.

사건이후 백씨 곁에서 응원해주고 있는 가족들은 백씨에게 큰 힘이 되고 있다.

백씨는 “가족이 내가 무너지지 않는 유일한 힘이다. 슬픔에 젖어있기 보다는 힘내서 밝게 살려고 한다. 울음을 참을 수 없을 때 맘껏 울 수 있는  곳도 가족의 품이다. 감사하다”고 전했다.

백민주화 씨는 한국 정부와 특히, 경찰의 태도에 대해 큰 불쾌감을 드러내기도 했다.

백씨는 “생명의 존엄성은 그 무엇보다 우선이 돼야한다. 강신명의 신분을 잊은 무책임한 발언들과 관련자들의 침묵 혹은 막말은 대가를 치러야 할 것이다”면서 “우선 아버지를 저 지경으로 만든 경찰들부터 공정하게 수사하고 처벌받길 바란다. 대한민국의 정의가 살아있다고 아직까지는 믿고 있다”고 강조했다.

백씨는 한국의 국민들과 교민들, 특히 농민들에게 감사의 말을 전하면서 지속적인 관심을 당부했다.

백씨는 “많은 분들이 우리와 함께 분노하고 슬퍼해주신다. 평생 잊을 수 없는 크나큰 감동이다. 그 마음들이 병든 현 한국사회에 새 숨을 불어넣고 있는 중이라고 믿고 있다. 감사하다”면서 “특히, 오늘도 건강하고 올바른 먹을거리를 길러내시는 많은 농민들에게 감사하다고 말씀드리고 싶다. 이 소중한 분들이 정당한 대접을 받는 세상이 오길 바란다”고 덧붙였다.

▲ 백남기 농민 살려내라 전국 도보순례.
▲ 백남기 농민 살려내라 전국 도보순례.

한편, 백남기범국민대책위원회는 지난 11일부터 ‘국가폭력 책임자 처벌, 민주주의 회복, 백남기농민 살려내라’ 전국 도보순례 중이다.

대책위는 백씨의 고향인 전남 보성에서 출발해 화순과 광주, 장성, 고창, 정읍, 김제, 전주, 익산, 논산, 대전, 공주, 천안, 평택, 수원, 안산, 안양 등을 거쳐 오는 27일 서울광장에서 열리는 제4차 민중총궐기 및 범국민대회에 참석할 예정이다.

도보행진 중에는 20일 대전에서 백남기 농민 '국가폭력 규탄, 쾌유기원 100일 전야제', 21일 '국가폭력 규탄, 쾌유기원 100일 기자회견'을 개최할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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