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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천공항 보안대란의 원인과 해결책[칼럼]비정규직 문제 해결과 낙하산 인사 근절이 우선되어야 한다
김철 사회공공연구원 연구실장  |  gnews20@gma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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승인 2016.02.16  12:57:3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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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초 사상 초유의 ‘수하물 대란’으로 국제적 망신을 당한 인천국제공항이 ‘중국인 환승객 부부 밀입국 사건’에 이어 베트남인 한명이 또 태연히 인천공항 출입국 문을 열고 나간 사건이 발생하여 언론의 질타를 받았다. 재발 방지대책이 별 소용이 없었기 때문이다.

최고보안등급인 '가'급 국가중요시설로 분류되는 인천국제공항의 허술한 보안실태가 이번 사건의 핵심적인 원인으로 지목되고 있다. 우선 자동 출입국심사대 관리가 부실했던 점 등에 대해서는 법무부 책임도 있을 것이다. 하지만 근본적으로 고민해야 할 부분이 있다. 인천국제공항이 개항된 이후 공항을 이용하는 승객들은 수배가 늘었는데 그 만큼 안전이나 보안 등에 대한 투자는 늘어나지 않고 그대로라는 점이다.

인천국제공항공사는 10년 연속 세계 공항서비스 평가 1위를 달성하여 세계 최고로 선정된 허브 공항이라는 점을 자랑해왔다. 하지만 외형적인 평가, 친절, 고객서비스 만족도 같은 것에 초점이 맞춰져 있다 보니, 꼭 필요하면서도 수익성 창출에는 도움이 안 되고, 뭔가 그럴듯해 보이지 않는 안전 분야에 대한 투자는 소홀했다. 실제 공항 서비스 평가가 있는 날에는 설문조사 점수를 좋게 하기 위해서 승객 검색이 허술해진다는 비판도 제기되었다. 

인천공항터미널을 실질적으로 운영하는 노동자들은 모두 비정규직이다. 우리가 인천국제공항에 내려 버스나 지하철을 타고 집으로 떠날 때까지 만나는 직원 중에 정규직은 없다. 국토교통부와 인천국제공항공사가 안전을 비용 개념으로만 보고 비정규직 노동자들로 채운 까닭이다.

그러다보니 2014년 기준으로 7,359명 전체 직원 중에서 외주업체 소속의 비정규직이 6,318명, 85.9%나 된다. 현재 인천공항 외곽과 여객터미널에서 경비 업무를 담당하는 1,144명 모두 공항 소속이 아닌 외주업체 3곳에 속한 비정규직이다. 공항시설 보안 검색, 방제, 폭발물 처리 등 안전업무는 외주업체가 맡고 있다.

더욱이 열악한 처우로 인해 보안검색직원들의 이직률도 20%가 넘어, 국내 평균 이직률보다 2배 정도 높다. 미국의 경우 항공 보안에 대해서는 9·11 테러 이후 전체를 국가 공무원으로 전환시켜서 안정적으로 일할 수 있도록 하고 있는 것과 차이가 있다. 계약직으로 저임금 고용불안, 열악한 처우에 시달리고 있는 노동자들에게 무작정 책임감이나 사명감만을 요구할 수는 없지 않은가.

인천공항 민영화에 대해 우려하는 이유도 여기에 있다. 이명박 정부 시절 인천공항을 지분매각 방식으로 민영화하겠다는 방침이 전 국민적 저항에 부딪힌 이후 직접적인 민영화 논란은 사라졌다. 그러나 인천공항은 여전히 민영화 압박을 받고 있다. 효율적으로 운영되고 있고, 적자를 내는 것이 아니라 돈을 벌고 있다는 것을 실적으로 입증해야 하는 상황에 항상 직면하고 있는 것이다. 가능한 한 비용을 줄이는 데에도 심혈을 기울이게 된다. 그 결과 인천국제공항을 움직이는 노동자들을 비용으로 보게 되고, 안전에 대한 투자도 비용으로 보게 되었다.

또한 공사 사장으로 정치권 출신의 낙하산 인사가 내려오고, 이 시장마저 자주 바뀌는 것도 이런 사태를 불러온 원인 중의 하나다. 인천국제공항공사는 최근 3년간 2명의 사장이 3년 임기를 마치지 않고 사퇴했으며, 그 과정에서 사장 자리 공백이 12개월이었다. 박근혜 정부가 들어선 이후 지난 3년 가운데 1년 동안 사장 없이 운영되었던 것이다.

2013년 6월 임명된 정창수 전 국토교통부 차관은 10개월만인 2014년 3월 강원도지사 선거에 출마한다며 중도 사퇴했다. 이후 7개월간의 수장 공백기를 거친 2014년 10월 공항과는 아무런 관련이 없는 박완수 전 창원시장이 사장으로 임명됐다. 하지만 그도 지난해 12월 창원에서 총선에 출마하겠다며 14개월만에 사표를 던졌다. 낙하산으로 임명된 박 사장은 재임시설 안전보안실장이나 상임감사 등 공항 안전을 책임지고 감시를 하는 자리에 청와대 경호실 출신 간부들을 채용했다. 낙하산으로 임명된 만큼 또 다른 낙하산을 받아들일 수밖에 없었던 것이다.

이렇게 임기 중간에 사퇴한 이들은 낙하산 인사로 지목되었던 이들이다. 이들은 공기업을 책임 있게 운영하기보다는 공기업 사장 자리를 자신이 선거 출마하는데 도움이 되는 경력 쌓기용 자리, 다음 공천을 준비하면서 잠시 기다리거나 쉬어가는 자리로만 여긴다. 이처럼 전문성이 결여된 기관장 아래에서 문제가 안 생긴다면 그게 더 이상하다. 더욱이 이런 정피아 사장마저 총선 출마를 위해 사임하여 수장 공백이 장기화되는 상황에서 조직의 근무기강이 해이해지는 것도 무리가 아니다.

정부는 이번 사건에 대해 테러전담반을 설치하고, 자동보안시스템을 지금보다 강화하며, 자동출입국심사대는 전수조사를 해서 책임자에게 책임을 묻겠다는 등의 대책을 내놓았다. 나름 의미는 있으나, 대부분 단기적이고 응급처치의 성격을 갖는 것들이어서 근본적인 해결책으로는 한계가 있다. 이를테면 보안 인력을 강화하되 보안사고 발생업체에 대해선 즉각 퇴출 조치를 한다고 하는데, 3년 계약기간이 끝나면 나가는 하청업체한테 책임을 돌린다는 건 임시적일 뿐이다. 이번 기회에 인천공항의 시설 보안과 인력 시스템을 총체적으로 재점검해야 한다.

우선, 비용 절감, 수익성 중심의 인천공항 운영이 바뀌어야 한다. 안전이나 보안을 비용으로만 보는 시각도 변화가 필요하다. 세월호 참사도 따지고 보면 안전을 경시한 채 돈벌이에만 혈안이 되었던 시스템의 문제였다. 그런 측면에서 보안요원들을 비롯한 비정규직 노동자들을 비용으로만 보고, 무조건 줄이고 싸게 이용하려 할 게 아니라, 이들이 책임감과 사명감을 갖고 일할 수 있도록 열악한 처우를 개선하고 직접고용 문제에도 전향적인 대책이 나와야 한다.

그리고 낙하산 인사가 근절되어야 하고 공항 운영에 밝은 전문가가 임원으로 와야 한다. 이번에 새로 인천국제공항공사 사장에 내정된 정일영 씨의 경우 국토부 항공정책국장을 역임한 항공전문가이기는 하다. 하지만 국토부 관료 출신의 관피아인 그가 주무부처의 이해관계에서 자유롭게 인천공항의 산적한 문제를 잘 처리할 수 있을지는 의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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