학교비정규직 노동자들, 기자회견 열고 고용안정 보장 촉구

“진보교육감들도 거꾸로 가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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학교비정규직 노동자들이 수 십 년 째 이어져 온 교육청의 고용불안 조장을 규탄하고, 고용안정을 보장하라고 촉구했다.

민주노총 공공운수노조 전국교육공무직본부 시설보수분과, 영어회화전문강사분과 조합원 및 서울지역교육단체협의회 등 단체 회원들은 지난 27일 오전 서울시교육청 앞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학교 비정규직 고용불안 조장 말고 고용안정 보장하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이들은 이날 기자회견에서 “조희연 교육감과 이석문 제주교육감은 모두가 행복한 교육을 강조하고 있지만 그들이 생각하는 ‘모두’에는 고용불안에 시달리는 학교비정규직 노동자들의 행복은 없다”고 주장했다.

▲ 학교비정규직 노동자들이 27일 오전 서울교육청 앞에서 고용불안 조장을 규탄하고, 고용안정을 보장하라고 촉구하는 기자회견을 개최했다.
▲ 학교비정규직 노동자들이 27일 오전 서울교육청 앞에서 고용불안 조장을 규탄하고, 고용안정을 보장하라고 촉구하는 기자회견을 개최했다.

전국교육공무직본부 이태의 본부장은 “민주진보교육감을 세우기 위해 힘써왔다. 하지만, 보수교육감들뿐만 아니라 민주진보교육감들 마저 고용불안을 방치하고 책임을 회피하고 있다”며 “서울시교육청은 3개월 이상만 근무해도 무기계약직으로 전환하겠다고 공언했는데, 그런 약속은 오간데 없고 10년이 넘도록 11개월짜리 쪼개기 계약과 영어회화전문강사 등 강사직군에 대한 악랄한 고용정책으로 학교비정규직 노동자의 눈물은 마를 날이 없다”고 정부와 교육부, 교육청의 무책임한 고용정책을 비판했다.

서울교육단체협의회 소속단체 회원들도 서울시교육청의 비정규직 고용정책에 대해 강하게 비판했다.

강혜승 대표는 “조희연 교육감에게 너무나 실망스럽다. 민주진보교육감이 이렇게 밖에 할 수 없는가. 최근에 교육공무직 근로조건 개선과 고용안정을 요구하는 농성을 할 때 대화와 의견 경청보다는 경찰을 불러 연행하고 억울하고 열악한 처지에 있는 노동자들을 대하는 것을 볼 때 민주진보인권 교육감인지 다시 생각하지 않을 수 없다” “조희연 교육감이 진보교육감답게 열악한 처지에 놓인 교육청 산하 노동자들이 고용안정에 최선을 다해 주기를 기대한다”고 말했다.

또한, 전교조서울지부 이성대 지부장은 “교육청에 근무하는 직원들이 자기들도 하위직이면서 더 열악한 노동자들에게 박근혜 못지 앉은 갑질을 하는 것에 분개하지 않을 수 없다”면서 “이러한 공무원들을 통제하지 못하는 조희연 교육감의 책임 또한 크다. 앞으로도 이런 일이 계속된다면 진보교육감이 아니라 무능한 교육감이다”고 비판했다.

전국공무원노동조합 서울교육청지부 신상수 지부장도 “예산낭비가 심한 교육청시설보수 등을 시설관리사업소를 설치해 능력있는 공무직 노동자들을 고용해 해마다 수십억의 예산절감 효과를 냈음에도 이들을 정규직으로 고용해야 마땅한 마당에 계약 만료를 핑계 삼아 현실에 맞지 않는 재고용시험을 치르게 해서 고용해지를 시키고 있다”며 “이러한 비합리하고 반인권, 반노동 정책을 서슴없이 행하는 ‘갑질 교육공무원’들이 오히려 파면·해임돼야 마땅하다”고 주장했다.

▲ 학교비정규직 노동자들이 27일 오전 서울교육청 앞에서 고용불안 조장을 규탄하고, 고용안정을 보장하라고 촉구하는 기자회견을 개최했다.
▲ 학교비정규직 노동자들이 27일 오전 서울교육청 앞에서 고용불안 조장을 규탄하고, 고용안정을 보장하라고 촉구하는 기자회견을 개최했다.

교육청에서 고용안정을 요구하며 41일째 농성투쟁을 벌이고 있는데도 어제부로 해고된 공무직본부 서울지부 시설기동분과 정훈록 분과장은 “농성을 하면서 전태일 평전을 읽었는데 노동법을 지켜달라고 했는데 지금도 전혀 지켜지지 않고 오히려 거꾸로 가고 있는 형국이다”면서 “평등교육 하겠다, 모두가 행복한 세상을 만들겠다고 했는데, 지금 현실은 박근혜도 거꾸로 조희연도 거꾸로 가고 있다”고 비난했다.

강사직군으로 근무하고 있는 영어전문강사분과 안인숙 분과장의 발언이 이어졌다.

안 분과장은 “현장에서는 4년 근무하고 다시 신규 채용돼서 1년 근무하고 해임되는 일이 속출하고 있다. 노동위에서는 이들을 무기계약직으로 채용하라고 권고했는데 제주교육청은 4년 만기가 되는 강사들을 더 이상 고용하지 않겠다고 자랑스럽게 이야기 하고 있다. 부산교육청에서는 토익점수 910점 이상 돼야 재고용 할 수 있다고 했다. 토익 910점은 토익공부만 해도 얻기 어려운 점수다. 모두 다 해고하겠다는 것과 다름없다”면서 “이제 더 이상 물러나지 않고 고용안정 쟁취하는 그날까지 싸우겠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이어 이들은 고용안정을 쟁취하는 그날까지 지치지 말고 투쟁하라며 공공운수노조에서 투쟁기금을 전달했다.

마지막으로 부당하게 해고된 교육공무직 노동자들이 기자회견문을 낭독하는 것으로 기자회견을 마무리했다.

다음은 학교비정규직 고용안정대책 촉구 기자회견문 전문.

서울시교육청은 학교 비정규직 고용불안 조장 말고 고용안정 보장하라.

조희연 서울시 교육감은 모두가 행복한 혁신미래 교육을 강조한다.
이석문 제주교육감은 배려와 협력으로 모두가 행복한 교육을 강조한다.

두 교육감은 행복을 강조하고, 모두를 강조하지만 그들이 생각하는 ‘모두’에 고용불안에 시달리는 학교비정규직 노동자들의 행복은 없다.

이 곳 서울교육청 주차장에서 작년 12월 18일부터 오늘로 41일째 차가운 바닥에서 밤을 지새우는 노동자들이 있다. 학교의 시설물 관리와 하자를 보수하는 학교 안전관리에 중요한 업무를 하고 있지만, 10년째 매년 12월말이면 전원해고 되고 2월이 되면 11개월짜리 근로계약서를 써야만 하는 서울 시설기동반 비정규직 노동자들이 있다. 서울교육청은 어제(1/26) 시설기동반원들에 대한 재계약 결과를 발표하였다. 그런데, 조합원 중 무려 8명이 재계약에서 탈락하여 해고자가 되었다. 분과장, 부분과장, 사무장 등 그동안 교육청의 부당한 꼼수계약의 문제점을 지적하여 앞장섰던 조합원들이 모두 해고 되었다. 지난주 발생하였던 서울지부장에 대한 폭력사태를 일으킨데 이어, 이번에는 조합원들에 대한 대량해고라는 노조 탄압을 자행했다. 소위 진보교육감이라는 조희연 교육감은, 10년 동안 이어져왔던 11개월 쪼개기 계약의 근절을 요구하며 절박하게 투쟁하는 노동자들에게 해고라는 살인행위로 응답하였다.

바다 건너 제주에는 30여년만의 폭설로 천막이 쓰러지는 와중에도 오늘까지 15일째 천막농성장을 지키는 노동자들이 있다. 2009년부터 공교육현장에서 실용영어교육 강화를 위해 헌신해왔으나, 매년 고용불안에 4년마다 전원 해고되고 다시 신규채용절차를 밟아야만 하는 전국 4천5백 명의 영어회화전문강사(영전강)들이 있다. 중앙노동위원회가 4년 이상 근무한 영전강들은 무기계약 신분임을 확인해 주는 판정을 하자, 불과 열흘 만에 이석문 제주교육감은 4년 동안 4년 만료자에 대한 재계약 금지방침을 발표했다. 이명박정권의 꼼수로 기간제법에서 정한 기간제 사용기간 2년 제한규정의 예외로 4년 동안 기간제고용을 할 수 있는 영전강이 탄생했다. 박근혜정권의 또 다른 꼼수로 영전강은 4년 만료 이후 신규채용방식으로 다시 기간제 노동자가 되는 평생 비정규직 신세가 되었다. 급기야 이제는 중노위 판정을 피하기 위한 이석문 제주교육감의 꼼수로 제주 영전강들은 모두 해고자가 될 신세이다.

약간의 차이는 있지만 2008년부터 초등학교 체육교육 강화를 위해 교육현장에서 뛰어왔던 전국 약 2천4백여 명의 초등학교 스포츠강사들도 마찬가지다. 매년 신교채용방식의 임용절차를 거쳐야 하고, 교육청의 일방적인 인원삭감으로 하루아침에 해고된다. 다행히 재계약이 되어도 1개월 꼼수 근로계약을 체결해야만 했다. 현재 교육공무직종(과거, 학교회계직종) 14만 명 중 약 3만 명(21%)이 기간제 노동을 하고 있고, 강사직종 중 상시전일제 형태로 근무하는 영전강과 초등스포츠강사 등 7천여 명이 무기한 기간제 노동자로 일하고 있다. 매 학기말, 매 학년말이면 언제 해고될지 모르는 불안과 공포에 떨며 생활하는 동자들이 학생들이 뛰놀고 배우는 교육현장에 함께 있다.

우리교육현장에서 법을 피하고 무기계약 전환을 회피하기 위해 각종 꼼수가 판치고 있다. 교육당국은 우리 학생들에게 꼼수를 가르치려 하는가? 교육현장의 노동자들이 불안하면 교육도 아이들도 불안해 질 수 밖에 없다. 사람보다 돈과 효율을 우선하는 사회가 세월호의 비극의 주범이었음을 기어해야 한다.

특히 우리는 조희연 서울교육감과 이석문 제주교육감에게 분명히 경고한다.

노동자의 생존권을 말살하는 반노동, 교육현장을 불안하게 만드는 반 교육행위인 해고를 즉각 철회하라! 비정규직 노동자들의 생존권을 계속 무참하게 짓밟는다면 이제는 해당 직종과 지역 지부의 조합원들만의 투쟁이 아니라, 전국교육공무직본부가 앞장서는 전국적 투쟁을 전개할 것이다. 우리는 해고가 철회될 때까지 결사투쟁의 각오로 해고를 자행한 교육감을 상대로 투쟁할 것이다.

해고는 살인이다!

더 늦기 전에 교육감이 책임지고 집단해고 문제 해결하고 고용안정대책 수립하라.

2016년 1월 26일
민주노총 공공운수노조 전국교육공무직본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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