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MBC를 보면 동아일보가 보인다[김동민 칼럼] 외부 세계와 에너지 교류없는 불통, 청와대도 마찬가지
김동민 단국대커뮤니케이션학부 외래교수  |  gnews@gma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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승인 2016.01.27  09:23: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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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김동민 단국대커뮤니케이션학부 외래교수

나락으로 떨어진 허울뿐인 공영방송 MBC의 ‘막장 드라마’가 갈수록 가관이다. 더불어민주당 최민희 의원이 입수해 공개한 녹취록이 MBC의 치부를 드러낸 것이다. 백종문 MBC 미래전략본부장이 서울 종로에 있는 한 식당에서 김재철 전 MBC 사장의 변호사와 일부 사내 인사 등과 함께 극우 성향의 인터넷 매체 폴리뷰의 편집국장 등을 만나 했다는 얘기다.

“박성제하고 최승호는 증거 불충분으로 해서 기각한다든가, 왜냐면 그때 최승호하고 박성제 해고시킬 때 그럴 것을 예측하고 알고 해고시켰거든. 그 둘은, 왜냐면 증거가 없어. 그런데 이놈을 가만 놔두면 안 되겠다 싶어 가지고 해고를 시킨 거예요.”

MBC는 그들의 만행을 폭로한 최 의원에 대한 보복성 보도로 다시 한 번 바닥을 드러내 보여주었고, YTN과 동아일보 등 ‘막장 드라마’ 경쟁을 하는 사이비언론들이 앵무새처럼 MBC의 보도를 퍼 날랐다. 이 사안에 대한 상식적인 비평은 접어두고 엔트로피의 개념으로 근원적인 분석을 해보기로 한다.

엔트로피는 자연현상에 대해 거시적으로 기술한 물리량이다. 이 세상의 모든 물질은 원자와 분자로 구성되어 있다. 어떤 물질의 원자나 분자의 수는 아보가드로(Avogadro) 수로 계산할 수 있다. 마찬가지로 어떤 공간의 공기 분자의 수도 계산할 수 있다. 이렇게 공기를 구성하는 분자들의 역학적 상태를 미시적 관점이라 하고, 분자들 하나하나에 대한 관심을 접고 전체의 집단성질을 다루는 것을 거시적 관점이라고 한다.

그런데, 거시적 관점에서 압력과 온도 및 부피를 의미하는 거시상태는 당연히 미시상태의 분자들과 1대 1로 대응하지 않는다. 전체는 단순히 부분의 합과 다르다는 이치와 같다. 엔트로피는 바로 그런 계(system)의 거시상태를 특징짓는 물리량이다. 외부로부터 고립된 계의 엔트로피는 낮은 상태에서 높은 상태로 비가역적으로 증가한다. 그리고 자연 상태에서 열은 높은 온도에서 낮은 온도로 이동하고, 그 역은 성립하지 않는다. 이른바 열역학 제2의 법칙이다.

물이 채워진 컵에 잉크방울을 떨어뜨리면 잉크가 점점 퍼져 물과 섞이게 된다. 엔트로피가 증가하는 것이다. 이것을 역으로 되돌려 원상회복 하는 것은 불가능하다. 집안의 방이 점점 지저분해지는 것처럼 사람 사는 세상도 마찬가지다. 결국 물은 마실 수 없게 되고, 지저분하여 비위생적인 방에서 지낼 수는 없다. 고립을 마감하고 외부 세계와 끊임없이 에너지와 물질을 교류함으로써 엔트로피를 낮춰야 한다. 사람이 생명을 부지할 수 있는 것도 외부 세계에 열려있음으로 해서 지속적으로 엔트로피를 낮추기 때문이다.

   
▲ mbc 뉴스 화면 갈무리

MBC는 실질적으로 외부 세계로부터 고립된 계라고 볼 수 있다. MBC가 1월 13일부터 25일까지 13일 동안 뉴스데스크에서 다룬 선거관련 보도는 14.5건으로 하루에 겨우 1건 정도였다. 사회적으로 중요한 이슈에 대해 입을 다물고 있다시피 하기 때문에 거의 고립된 계라고 볼 수 있는 것이다. 고립된 계의 엔트로피는 극단적으로 높아질 수밖에 없고, 그런 계는 정상적으로 유지될 수 없다. 불통의 청와대도 실질적으로 고립된 계라고 할 수 있다.

한편, 고립된 계에서 역학에너지는 순간의 운동에너지와 잠재에너지를 더한 것과 같다.(∆E𝖒𝖊𝖈=∆K+∆U=0) 역학에너지 보존의 원리이다. 그러나 비고립계에서는 일(W)이나 열(Q)의 형태로 외부의 에너지가 계로 전달되거나 반대로 계에서 외부로 전달될 수 있다. 이때 계의 내부에너지(E𝖎𝖓𝖙)는 열(Q)의 형태로 에너지가 더해지면 증가하고 계가 일(W)을 하면 감소한다. 열역학 제1법칙인 것이다. 사람의 경우 열의 형태로 칼로리가 공급되면 내부에너지가 증가하고 일을 하거나 운동을 하면 감소한다. 그러니 에너지를 공급받으면서 움직이지 않으면 탈이 나게 마련이다.

MBC의 경우 잠재에너지를 묶어두고 있으니 운동에너지가 생기지 않는 꼴이다. 위 역학에너지 보존의 식 ∆K+∆U=0는 ∆K=-∆U로 된다. 잠재에너지를 소진해야 운동에너지가 생기는 것이다. 그런데 MBC는 유능한 PD와 기자들을 해고하거나 엉뚱한 부서에 배치해놓고 있다. 잠재에너지가 운동에너지로 전환될 수 없는 것이다. 그런 상태에서 말 잘 듣는 기자와 PD들로 자리는 채워놓았으나 제대로 일을 하지 못하니 내부에너지가 축적되어 비만으로 귀결되는 것이다. 백종문 본부장의 돌출행동이나 최민희 의원에 대한 몰상식한 보복성 보도는 그러한 비정상의 증상이 매우 심각하다는 방증이다.

MBC의 미래는 어떻게 될까? 특단의 조치를 취하지 않으면 동아일보의 꼴이 날 것이다. 동아일보는 1975년 유신정권의 압력에 굴복하여 유능한 기자들을 대량으로 해고시켰다. 이때 송건호 편집국장도 사표를 던지고 퇴사했고, 1980년에 전두환 정권에 의해 또다시 해직사태를 겪은 후 그나마 동아일보의 명성을 지키고 있던 박권상과 최일남 등이 퇴사했다. 1990년대 이후에는 김중배 편집국장과 남아있던 좋은 기자들이 모두 그만두었다.

동아일보가 오늘날 방향감각을 상실하고 과거의 명성을 회복하지 못하는 근원적인 이유다. 사람의 문제인 것이다. 미래를 내다볼 것도 없이 MBC의 오늘 모습이 동아일보의 데자뷰다. 무엇을 할 것인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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