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가 485,000원을 받아요. 근데 방세 24만원 제하고, 쌀 구입하고 식비 쓰는데 20만원이 더 들어갑니다. 남는 게 하나도 없습니다. 국가에서 주는 거라 어디 가서 말 한 마디 못하고 애로사항이 많습니다. 속앓이만 하고 있습니다. 앞으로 제도가 잘 될 것 같지도 않고, 나이도 70이 넘었는데 일도 못하고 방법이 없습니다. 수급비 좀 올려주셔서 희망을 갖게 해 주세요.”
기초생활수급자인 한 노인이 박근혜 대통령에게 쓴 편지이다.
기초생활수급자 노인들은 기초연금 인상분을 생계급여에서 깎는다는 소식에 크게 실망하고 있다. 기초연금이 이달부터 시행되어 기초생활수급 노인들은 이달 25일 기초 연금 20만원을 지급 받지만 다음 달 20일 기초생활수급비 지급일에는 원래 받았던 기초생활수급비에서 20만원이 삭감된 금액을 받게 된다. 이는 현행 기초생활보장제도가 ‘소득인정액을 제외한 현금급여’만을 지급하고 있고 기초연금은 ‘소득인정액’에 포함되기 때문이다.
‘내가만드는복지국가’, ‘노년유니온’, ‘빈곤사회연대’ 등 빈곤·노인·사회복지계의 19개 단체로 이루어진 ‘빈곤노인 기초연금 보장연대’는 기초연금이 시행되기 시작한 이달 초부터 거리 상담소를 운영해 노인들에게 ‘기초연금 지급 후 수급비에서 깎는다’는 사실을 알리는 한편, <기초연금 혜택에서 제외되는 빈곤 노인들이 대통령께 드리는 편지쓰기>를 실시하고 있다.
다음은 ‘빈곤사회연대’가 공개한 기초생활수급자 노인들이 쓴 편지의 일부.
“저는 65세 이상 됐을 때도 아직까지 노령연금을 한번도 못받아봤어요. 지금은 수급비를 6달째 받고 있는데 이것으로 너무 힘이 들고, 간병비 병원비가 너무 많이 들어갑니다. 수급비도 너무 적고 돈이 너무 부족합니다. 그러니 수급비도 올려주시고, 노령연금도 깎지 말고 주세요.”
“수급자로 사는데 이걸 빼가면 먹고 살기 어렵다. 수급비 38만원, 연금 9만9천원, 장애수당 3만원 받아서 먹고 살기 어려운데 또 뺏어가면 쓰느냐”
“내가 아들이랑 둘이 사는데 노령연금이랑 수급비로 산다. 내가 기초연금 오르면 수급비가 깎인다니까 아들 돈을 뺏는 기분이다. 차라리 주질 말라. 수급자만 뺏지마라”
빈곤노인 기초연금 보장연대’는 기초생활수급자에게 기초연금을 삭감하는 ‘줬다 뺏는 연금’을 중단하고 기초생활수급 노인에게도 고령에 따른 비용(기초연금)을 보장할 것을 요구하는 활동을 계속 벌이는 중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