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랑스 현대사를 대표하는 두 진보적 거목이 있었다. 장 폴 사르트르와 알베르 카뮈가 그 두 주인공이다.두 사람 모두 나치가 유럽을 장악한 1940년대 유럽에서 독보적인 활약을 보인 진보적 문학가이자 철학자였다. 또 이 둘은 모두 지하조직 출신으로, 말로만 투쟁하는 지식인을 넘어선 매우 뛰어난 실천가들이기도 했다. 실제 이 둘은 글을 교류하다 알게 된 것이 아니라 나치 시절 레지스탕스 운동을 통해 서로를 알게 됐다. 그리고 당연히도 이들은 사상적 동지가 됐다. 두 사람은 종종 술잔도 함께 기울였다.그런데 이 둘은 러시아 혁명에 대한
내가 사람들과 논쟁을 할 때 거대한 벽에 막혔다는 느낌을 받을 때가 있다. 주로 두 가지 주제에 대한 논쟁 때 벌어지는 일인데, 하나는 사형제를 어떻게 처리해야 할 것인가의 문제이고 다른 하나는 국회의원 숫자를 어떻게 정해야 하느냐에 관한 문제다.사형제에 대한 나의 의견은 단호한 반대다. 그런데 이 이야기는 아무리 내가 간곡히 주장해도 주변사람들에게 거의 받아들여지지 않는다. “저런 쓰레기 같은 범죄자를 왜 살려둬야 하느냐?”는 분노나 “피해자 가족들의 억울한 심정을 생각하지도 않냐?”는 공감은 모두 매우 지당한 지적이기 때문이다.
나라가 정말 멍멍이판으로 돌아가고 있다. 윤석열 정권의 친일 외교 행보가 마침내 독도 영유권 문제로 확산될 판이다.9월 10일 요미우리신문에 따르면 일본 정부는 독도 및 다른 나라와 영유권을 다투는 지역에 대한 홍보를 강화하겠다며 약 3억 엔(약 27억 원)을 내년 예산으로 편성했다고 한다. 일본 정부는 이미 지난 7월 발간한 2023년 방위백서에도 독도 영유권을 주장한 바 있다. 3월에는 초등학교 사회 교과서에 독도와 관련해 ‘한국이 불법 점거 중’이라는 주장을 한층 강화해 실었다. 일본의 독도 침탈 야욕이 날로 노골화되는 중이다
일본의 논객 아즈마 히로키(東浩紀)는 과거 “후쿠시마 제1핵발전소를 관광지로 만들자”는 독특한 제안을 한 적이 있었다. 후쿠시마 제1핵발전소가 어디인가? 2011년 사고를 일으켜 엄청난 양의 방사능이 누출됐던 곳이다. 1986년 체르노빌에서 발생한 핵발전소 사고와 함께 인류 역사상 가장 끔찍한 핵발전소 사고가 일어난 곳으로 꼽힌다.그런데 이 끔찍한 사고 장소를 ‘관광지’로 만들자니 이 무슨 황당한 주장인가? 하지만 히로키가 이런 주장을 한 이유는 따로 있었다. 이렇게라도 하지 않으면 일본인들이 핵발전소 사고를 망각할 것이라는 우려
정어리라고 불리는 등 푸른 생선이 있다. 특히 북유럽에서 많이 잡힌다. 이 생선이 무척 맛이 있는데, 문제는 운반이 어렵다는 점이다. 정어리들이 환경 변화에 매우 예민하기 때문에 수조에 넣고 몇 시간 달리다보면 다 죽어버린다.이때 노르웨이의 한 어부가 아이디어를 냈다. 정어리 수백 마리가 들어있는 수조 안에 천적인 메기(실제로는 작은 상어를 집어넣었다는 게 정설)를 한 마리 집어넣은 것이다. 그랬더니 정어리들이 메기에게 잡아먹히지 않기 위해 미친 듯이 도망을 다녔다는 거다. 남들보다 더 빨리 헤엄을 쳐야 살아남을 수 있었을 테니 말
2008년 4월 이명박 대통령과 부시 대통령 부부가 캠프 데이비드에서 만난 적이 있었다. 이때 미국 측에서 “이명박 대통령 내외분이 고기를 좋아하시면 저녁 메뉴로 소고기 스테이크는 어떠냐. 30개월 미만 소고기로 준비하겠다”고 제안했다.당시는 한미 양국에서 소고기 수입 여부를 놓고 협상을 벌일 때. 협상의 최대 쟁점은 생후 30개월 이상 된 미국산 소고기의 수입 여부였다. 30개월 이상 소고기의 광우병 발병 위험이 크게 높다는 연구가 있었기 때문이다.미국은 한국 대통령에게 소고기를 저녁 메뉴로 제안하며 협상의 실타래를 풀려고 했다.
진짜 뭣도 모르는 인간이 대통령이 되면 나라가 얼마나 멍멍이판이 될 수 있는지를 윤석열 대통령이 온 몸으로 보여주고 있다. 연초 청와대 영빈관 2층에서 진행된 교육부와 문화체육관광부 연두 업무보고(그런데 이런 건 왜 또 청와대에서 하는 건지?)에서 윤 대통령이 “교육을 국가 독점시장으로 생각해서는 안 된다”며 “경쟁시장 구도가 돼야만 가격도 합리적으로 되고
이상민 행정안전부 장관의 “누군들 폼 나게 사표 던지고 싶지 않겠나?”라는 발언이 엄청난 비판을 받고 있다. 작금의 참사 상황이 ‘폼 나게’라는 단어를 쓸 대목이냐는 비판부터 공감 능력이 부족하다는 비난에다가, ‘폼 나게’ 사법처리를 당하는 게 옳다는 분노까지···. 모두 지당한 목소리들뿐이다.나는 이런 목소리에 100% 동의하며 한 가지를 더 검토해보려
나도 어디 가서 저임금 노동자 하면 절대 꿀릴 것이 없는 사람(응?) 중 한 명인데, 공무원 노동자들을 만나면 이런 말을 절대 함부로 못하겠다. 나는 최저임금이라도 받는데, 하위직 공무원 노동자들 중 상당수가 나보다 낮은 임금으로 생활하고 있기 때문이다. 도대체 이 나라가 공무원 노동자들을 어디까지 밀어붙이려는지 궁금하다.지난달 말 윤석열 정권이 내년 5급
법인(法人)이라는 단어가 있다. 사단법인이나 재단법인 등에서 쓰이는 단어다. 법인이라는 말을 사전에 찾아보면 뜻이 이렇게 나온다.법인(法人) : 자연인이 아니면서 법에 의하여 권리 능력이 부여되는 사단과 재단. 법률상 권리와 의무의 주체가 될 수 있다.사전에 나와 있듯이 법인은 자연인과 다른 존재다. 하지만 법인은 자연인이 아닌데도 법에 의하여 자연인과 마
일본의 논객 아즈마 히로키(東浩紀)는 과거 “후쿠시마 제1핵발전소를 관광지로 만들자”는 독특한 제안을 한 적이 있었다. 후쿠시마 제1핵발전소가 어디인가? 1986년 체르노빌 핵발전소 사고와 함께 2011년 인류 역사상 가장 끔찍한 핵발전소 사고가 일어난 곳이다.그런데 이 끔찍한 사고 장소를 ‘관광지’로 만들자니 이 무슨 황당한 주장인가? 하지만 히로키 주장
아주 살판이 난 모양이다. 국민의힘 윤석열 후보가 대통령에 당선되자마자 재계에서는 “이명박 이후 가장 시장친화적인 대통령이 나왔다”며 어깨춤을 들썩인단다. 이명박과 닮은 대통령이 나와서 좋다는 이야기인데, 무슨 멍멍이 소리를 이렇게 정성스럽게 하고 자빠졌나?아니나 다를까 선거가 끝나자마자 보수 경제지들을 중심으로 윤 당선자의 공약이었던 규제개혁 전담기구가
며칠 전 딸아이가 혼자서 약간 투덜대는 소리를 들었다. 내용인즉슨, 자기가 좋아하는 샴푸를 작년 말에 주문했는데 해를 넘기도록 아직 도착을 안 했다는 거였다. “왜 그렇게 오래 걸린대?”라고 물었더니 “배송업체가 파업 중이래”라고 답을 한다. 아, 마침 딸아이가 주문한 샴푸가 파업 중인 CJ대한통운으로 배송이 될 예정이었던 모양이다.평소 이런 면에서 교육을
디젤 차량의 질소산화물 저감장치(SCR)에 쓰는 요소수 부족 사태가 뾰족한 해법을 찾지 못한 채 혼란을 이어가고 있다. 사태가 장기화될 경우 화물 차량의 대부분을 차지하는 디젤 차량의 운행이 어려워져 물류 대란이 야기될 수 있다는 전망이 나온다. 그런데 이에 관해 “정부가 왜 제대로 된 해법을 내놓지 못하느냐?”고 질타하는 언론의 목소리가 들린다. 뒷북행정
지난달 광복절을 앞두고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이 가석방됐다. 촛불혁명으로 집권한 정부에서 일어날 수 없는 참담한 일이 벌어진 것이다. 누구보다 민주주의를 소중히 여겨야 할 촛불정부가 민주주의가 아니라 돈줄부터 챙기는 ‘돈주주의’를 선택한 셈이다. 게다가 현 정부는 이 일에 대해 “국민의 이해를 구한다”라는 말 외에 제대로 된 사과와 설명도 내놓지 않았다.
격투기 경기에서 피투성이가 된 선수들이 용맹스럽게 싸우는 모습을 종종 볼 수 있다. 나라면 겁도 나고 아파서 죽을 것 같은데, 그 사람들은 고통을 모르는 전사처럼 쉴 새 없이 주먹을 뻗는다. 이유가 있다. 사람의 몸은 일정 정도의 스트레스를 능히 극복하도록 설계돼 있다. 뇌는 공포나 스트레스를 느끼면 몸속에 아드레날린 혹은 코르티솔이라는 이름의 호르몬을 분
많은 사람이 잊고 살지만, 올해는 강경대 열사가 세상을 떠난 지 30주년이 되는 해다. 꼭 30년 전이었던 1991년 4월 26일, 명지대 신입생이었던 강경대 군이 학교 앞에서 시위를 벌이다 백골단의 집단 폭력에 목숨을 잃었다. 이에 항의하며 전남대 박승희, 안동대 김영균, 경원 대 천세용 열사가 잇따라 분신해 목숨을 잃었다. 지금 시각으로 보면 “화가 난
불필요한 오해를 피하기 위해 먼저 이야기하자면, 나는 지난해 연말 실시됐던 민주노총 위원장 선거에서 그 누구도 지지하지 않았다. 더 정확히 말하면 나는 투표권이 없는 노동자였기에 누구를 지지하고 말고 할 자격도 없었다. 사람들이 매우 신기하게 생각하는데, 내가 속한 언론사『민중의소리』에는 아직 노조가 없다.그래서 먼저 이 글은 민주노총 위원장 선거에 출마한
내가 가끔 농담 삼아 하는 이야기 중에 “대한민국에서 노동자로 살아간다는 것은 정말 피곤한 일이다”라는 것이 있다. 단지 노동자로서 먹고살기가 팍팍하다는 이야기만을 하는 것이 아니다.나와 가족 먹여 살리는 일 이외에도 한국의 노동자들은 역사의 진보를 위해 해야 할 일이 너무 많다. 노동 현장에서 투쟁해야지, 불평등 해소를 위한 투쟁도 해야지, 사회적 약자들
1930년대 중반, 미국의 노동운동 역사는 숨 가쁘게 바뀌고 있었다. 1934년 5월 9일 태평양 연안 항구의 부두 노동자 1만 2,000명이 일제히 파업에 돌입했고, 5월 25일에는 8개 해운노조 3만 5,000명의 노동자가 파업에 참여했다. 경찰은 파업을 잔인하게 진압했지만 노동자들은 대오를 흐트러뜨리지 않았다. 곧이어 샌프란시스코에서 무려 12만 7,