칼럼 제목을 ‘보고 싶은 것만 보는 대통령의 눈깔’이라고 쓰려다 참았다. 품격과 예의를 중시하는 공무원 노동조합원들에게 결례가 될 것 같아서였다. 사실 그보다 먼저는 ‘보고 싶은 것만 보는 대통령의 개눈깔’이라고 쓰려다가 이것도 참았다. 개에게 모욕적인 말이 될까봐서였다. 사실 아주 맨 처음에는 ‘보고 싶은 것만 보는 대통령의 동태눈깔’이라고 쓰려다 이것도 참았다. 동태는 맛있기라도 하지.3월 18일 윤석열 대통령이 농협 하나로마트 양재점을 방문해 “대파 한 단에 875원이면 합리적인 가격 같다”고 말한 사실이 알려졌다. 한국농수산
프랑스 현대사를 대표하는 두 진보적 거목이 있었다. 장 폴 사르트르와 알베르 카뮈가 그 두 주인공이다.두 사람 모두 나치가 유럽을 장악한 1940년대 유럽에서 독보적인 활약을 보인 진보적 문학가이자 철학자였다. 또 이 둘은 모두 지하조직 출신으로, 말로만 투쟁하는 지식인을 넘어선 매우 뛰어난 실천가들이기도 했다. 실제 이 둘은 글을 교류하다 알게 된 것이 아니라 나치 시절 레지스탕스 운동을 통해 서로를 알게 됐다. 그리고 당연히도 이들은 사상적 동지가 됐다. 두 사람은 종종 술잔도 함께 기울였다.그런데 이 둘은 러시아 혁명에 대한
내가 사람들과 논쟁을 할 때 거대한 벽에 막혔다는 느낌을 받을 때가 있다. 주로 두 가지 주제에 대한 논쟁 때 벌어지는 일인데, 하나는 사형제를 어떻게 처리해야 할 것인가의 문제이고 다른 하나는 국회의원 숫자를 어떻게 정해야 하느냐에 관한 문제다.사형제에 대한 나의 의견은 단호한 반대다. 그런데 이 이야기는 아무리 내가 간곡히 주장해도 주변사람들에게 거의 받아들여지지 않는다. “저런 쓰레기 같은 범죄자를 왜 살려둬야 하느냐?”는 분노나 “피해자 가족들의 억울한 심정을 생각하지도 않냐?”는 공감은 모두 매우 지당한 지적이기 때문이다.
팔레스타인 가자지구 보건부는 12월 20일(현지시간) 성명을 통해 지난 10월 7일 전쟁 발발 이후 가자지구에서 2만 명 이상이 숨졌다고 밝혔다. 사망자의 약 70%는 어린이(8천명 이상)와 여성(6천200명)이다. 의료진 310명과 언론인 97명도 사망자에 포함됐다. 부상자는 5만2천600여명으로 집계했다. 가자지구 의료진은 실종자나 병원으로 이송되지 않는 시신을 고려하면 사망자가 더 많을 것이라고 말한다. 실종자는 6천700명으로 추산되는데, 이들은 파괴된 건물 잔해 속에 묻혀있거나 생사를 알 수 없다.최소 사망자 2만 명은 가
한국의 초중고 교사들이 학을 떼는 대목이 있다. 이른바 교원평가제(정식 명칭은 ‘교원능력개벌평가)라는 것이다. 이는 교사의 교육 능력을 다양한 방법으로 평가해 점수로 환산하는 제도다. 그런데 내가 만난 대부분 교사들은 진보와 보수를 막론하고 모두 이 제도를 싫어한다. “이 제도를 왜 그렇게 싫어하시냐?”고 물으면 교사들이 적대감 어린 눈빛으로 나를 바라본다. “당신, 혹시 그 제도를 찬성해? 미쳤어?”라고 반문하는 교사도 있었다. 그들의 설명은 이렇다. 교육이란 교사와 학생의 전면적이고 복합적인 만남인데, 어떻게 몇 가지 기준으로
이스라엘과 하마스의 전쟁이 터지면서 중동 문제에 대한 관심이 높아지고 있다. ‘중동’ 하면 ‘전쟁’이 떠오를 정도로 불안정한 지역이며, 특히 이스라엘과 팔레스타인의 관계는 언제든지 폭발 직전의 상태에 놓여 있기에 중동의 ‘화약고’라고 불린다. 중동 정세의 불안정과 전쟁의 화근은 무엇일까?가자지구의 팔레스타인 무장단체 하마스가 지난 7일(현지시간) 이스라엘에 대한 전례 없는 공격을 감행했다. 하마스가 ‘알-아크사 폭풍’이라고 칭한 대규모 작전이었다. 언론에서는 ‘하마스의 기습 공격’이라고 표현한다. 여기서 의문이 생긴다. 이스라엘이
나라가 정말 멍멍이판으로 돌아가고 있다. 윤석열 정권의 친일 외교 행보가 마침내 독도 영유권 문제로 확산될 판이다.9월 10일 요미우리신문에 따르면 일본 정부는 독도 및 다른 나라와 영유권을 다투는 지역에 대한 홍보를 강화하겠다며 약 3억 엔(약 27억 원)을 내년 예산으로 편성했다고 한다. 일본 정부는 이미 지난 7월 발간한 2023년 방위백서에도 독도 영유권을 주장한 바 있다. 3월에는 초등학교 사회 교과서에 독도와 관련해 ‘한국이 불법 점거 중’이라는 주장을 한층 강화해 실었다. 일본의 독도 침탈 야욕이 날로 노골화되는 중이다
한국 시각으로 19일 새벽 미국 대통령 별장인 캠프 데이비드에서 한미일 세 나라의 정상이 만나 정상회담을 열었다. 이번 정상회의에서 한미일 정상은 ‘캠프 데이비드 정신’, ‘캠프 데이비드 원칙’, ‘3자 협의에 대한 공약’ 등 3개 문건을 채택했다.3자 합의문의 핵심 내용은 △3국 정상 및 외교·국방 장관 등의 회담 정례화 △위기 시 3국 협의 공약 △3국 연합 군사훈련 연례 실시 등 세 가지다. 한마디로 한미일 3국의 안보 협력을 새로운 차원으로 끌어올린 것이다. 한미동맹과 미일동맹 간 전략적 공조를 강화하여 3국의 안보 협력을
일본의 논객 아즈마 히로키(東浩紀)는 과거 “후쿠시마 제1핵발전소를 관광지로 만들자”는 독특한 제안을 한 적이 있었다. 후쿠시마 제1핵발전소가 어디인가? 2011년 사고를 일으켜 엄청난 양의 방사능이 누출됐던 곳이다. 1986년 체르노빌에서 발생한 핵발전소 사고와 함께 인류 역사상 가장 끔찍한 핵발전소 사고가 일어난 곳으로 꼽힌다.그런데 이 끔찍한 사고 장소를 ‘관광지’로 만들자니 이 무슨 황당한 주장인가? 하지만 히로키가 이런 주장을 한 이유는 따로 있었다. 이렇게라도 하지 않으면 일본인들이 핵발전소 사고를 망각할 것이라는 우려
지난 12일 일본 도쿄전력이 운영하는 후쿠시마 원전 오염수 투기 설비가 시운전에 들어갔다. 오염수가 아닌 물과 바닷물을 섞어 바다로 흘려보내는 이른바 ‘리허설’을 한 것이다. 후쿠시마 오염수 투기가 가시화되고 있다.일본의 오염수 투기 시운전 개시 이후 일주일 새 온라인 소금 거래량이 전주 대비 800% 이상 급증했다. 시민 불안이 커지면서 시중에서 소금이 동나고 있다. 천일염을 미리 사두려는 소비자들이 몰리면서 대형마트 등 매장에서 품절 사태가 빚어지고 온라인 구매도 쉽지 않다. 수요 폭증으로 가격도 치솟고 있다. 이런데도 정부는
정어리라고 불리는 등 푸른 생선이 있다. 특히 북유럽에서 많이 잡힌다. 이 생선이 무척 맛이 있는데, 문제는 운반이 어렵다는 점이다. 정어리들이 환경 변화에 매우 예민하기 때문에 수조에 넣고 몇 시간 달리다보면 다 죽어버린다.이때 노르웨이의 한 어부가 아이디어를 냈다. 정어리 수백 마리가 들어있는 수조 안에 천적인 메기(실제로는 작은 상어를 집어넣었다는 게 정설)를 한 마리 집어넣은 것이다. 그랬더니 정어리들이 메기에게 잡아먹히지 않기 위해 미친 듯이 도망을 다녔다는 거다. 남들보다 더 빨리 헤엄을 쳐야 살아남을 수 있었을 테니 말
2008년 4월 이명박 대통령과 부시 대통령 부부가 캠프 데이비드에서 만난 적이 있었다. 이때 미국 측에서 “이명박 대통령 내외분이 고기를 좋아하시면 저녁 메뉴로 소고기 스테이크는 어떠냐. 30개월 미만 소고기로 준비하겠다”고 제안했다.당시는 한미 양국에서 소고기 수입 여부를 놓고 협상을 벌일 때. 협상의 최대 쟁점은 생후 30개월 이상 된 미국산 소고기의 수입 여부였다. 30개월 이상 소고기의 광우병 발병 위험이 크게 높다는 연구가 있었기 때문이다.미국은 한국 대통령에게 소고기를 저녁 메뉴로 제안하며 협상의 실타래를 풀려고 했다.
이상민 행정안전부 장관에 대한 탄핵소추안이 2월 8일 국회를 통과했다. 국무위원 탄핵소추안이 가결된 건 헌정사상 처음이다. 탄핵소추의 의결을 받은 자는 탄핵 심판이 있을 때까지 그 권한 행사가 정지된다. 이제 이 장관 탄핵 파면 여부는 헌법재판소 심판만을 남겨두게 됐다.이 장관의 탄핵은 늦은 감이 있다. 수도 한복판에서 159명이 숨졌는데 국민 생명과 안전을 지킬 헌법적 책무를 지닌 주무장관이 책임을 지지 않는 것은 말이 안 된다. 상식적인 정부라면 임면권자인 대통령이 진작 해임을 했어야 마땅하고, 아니라면 장관 스스로 물러났어야
진짜 뭣도 모르는 인간이 대통령이 되면 나라가 얼마나 멍멍이판이 될 수 있는지를 윤석열 대통령이 온 몸으로 보여주고 있다. 연초 청와대 영빈관 2층에서 진행된 교육부와 문화체육관광부 연두 업무보고(그런데 이런 건 왜 또 청와대에서 하는 건지?)에서 윤 대통령이 “교육을 국가 독점시장으로 생각해서는 안 된다”며 “경쟁시장 구도가 돼야만 가격도 합리적으로 되고
윤석열 정부는 입만 열면 ‘법과 원칙’을 강조한다. 그렇다면 우선 정부부터 법과 원칙을 지켜야 할 것이다. 정부가 모범적으로 법과 원칙을 준수하면서 국민에게 준법을 요구해야 설득력이 있을 터다. 그런데 정부가 화물연대 파업 기간 유난히 강조했던 법과 원칙은 ‘위법과 반칙’으로 점철돼 있었다.먼저, 윤석열 정부와 여당 국민의힘은 위헌 발언을 서슴지 않았다.
이상민 행정안전부 장관의 “누군들 폼 나게 사표 던지고 싶지 않겠나?”라는 발언이 엄청난 비판을 받고 있다. 작금의 참사 상황이 ‘폼 나게’라는 단어를 쓸 대목이냐는 비판부터 공감 능력이 부족하다는 비난에다가, ‘폼 나게’ 사법처리를 당하는 게 옳다는 분노까지···. 모두 지당한 목소리들뿐이다.나는 이런 목소리에 100% 동의하며 한 가지를 더 검토해보려
최근 정부‧여당과 일부 언론에서 독자 핵무장론, 전술핵 재배치론, 미국 전술핵 공유론 등 다양한 주장들이 쏟아지고 있다. 여당 지도부가 한반도 비핵화 공동선언 파기 등을 주장하고, 윤석열 대통령도 이에 동조하는 발언으로 논란을 부추기고 있다.윤석열 대통령은 지난 11일 ‘전술핵 재배치’에 대한 질문에 “우리나라와 미국 조야의 여러 의견을 잘 경청
나도 어디 가서 저임금 노동자 하면 절대 꿀릴 것이 없는 사람(응?) 중 한 명인데, 공무원 노동자들을 만나면 이런 말을 절대 함부로 못하겠다. 나는 최저임금이라도 받는데, 하위직 공무원 노동자들 중 상당수가 나보다 낮은 임금으로 생활하고 있기 때문이다. 도대체 이 나라가 공무원 노동자들을 어디까지 밀어붙이려는지 궁금하다.지난달 말 윤석열 정권이 내년 5급
윤석열 정부는 위헌·위법 논란까지 무시한 채 31년 만에 경찰국을 전격 부활시켰다. 그리고 경찰국장 자리에 밀정(프락치) 출신을 임명했다. ‘이러려고 경찰국을 신설한 건가?’라는 의문이 들 수밖에 없다. 과거 군사독재 정권 시절 내무부 치안본부 시절의 혹독한 고문과 음습한 공작을 떠올리게 하는 밀정 출신을 초대 경찰국장에 임명한 것은 윤석열 정부의 본색을
법인(法人)이라는 단어가 있다. 사단법인이나 재단법인 등에서 쓰이는 단어다. 법인이라는 말을 사전에 찾아보면 뜻이 이렇게 나온다.법인(法人) : 자연인이 아니면서 법에 의하여 권리 능력이 부여되는 사단과 재단. 법률상 권리와 의무의 주체가 될 수 있다.사전에 나와 있듯이 법인은 자연인과 다른 존재다. 하지만 법인은 자연인이 아닌데도 법에 의하여 자연인과 마